‘우군 만난’ 레고켐바이오, 신약 개발 날개 단다

입력 2024-01-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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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1-16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오리온, 5500억 원에 ‘레고켐’ 최대주주…기존 경영진·운영시스템은 유지
레고켐은 신약 개발 자금 확보, 오리온은 바이오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제약바이오업계에 또 하나의 빅딜이 성사됐다. ‘초코파이’로 잘 알려진 국내 종합 식품기업 오리온이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업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최대주주에 오른다. 이번 거래는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평가다.

1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약 5500억 원을 투입해 레고켐바이오 지분 25.73%를 획득한다. 오리온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796만 주를 배정받고, 창업자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이사와 박세진 사장으로부터 구주 140만 주를 매입한다.

인수 주체는 중국 지역 7개 법인 지주사인 홍콩 소재 오리온 계열사 팬오리온코퍼레이션이다. 증자 및 구주매입자금 납입일은 3월 29일이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오리온은 레고켐바이오를 계열사로 편입하며, 기존 경영진 및 운영시스템은 그대로 유지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는 양사에 ‘윈윈(Win-Win)’으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레고켐바이오는 오리온의 자금을 앞세워 신약개발에 매진할 수 있고, 오리온은 바이오사업 진출에 발판을 마련했다.

레고켐, 5년간 신약 개발에 1조 원 소요…오리온과 계약으로 자금 확보

레고켐바이오는 국내 바이오기업 중 매출을 올리는 몇 안 되는 기업이다. 매출 대부분이 기술료인 상장 바이오기업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그동안 영국 제약사 익수다와 1조1864억 원, 암젠과 1조6050억 원 등 굵직한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얀센과 2조2400억 원에 달하는 기술이전 협약을 맺었다. 지금까지 총 13건의 기술이전 계약에 누적 기술이전료만 8조7000억 원에 달한다.

다만 레고켐바이오도 수백억 원을 투입해야 하는 연구개발(R&D) 비용은 부담이다. 하지만 이번 계약으로 오리온에 편입되면서 더욱 공격적으로 신약개발을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올해 초 중장기 성장전략인 ‘비전(VISION) 2030’을 조기 달성하기 위해 매년 5개 이상의 후보물질 발굴과 5년 내 최소 5개 이상 추가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VISION 2030 조기 달성을 위해 향후 5년간 약 1조 원의 연구개발 자금이 필요하다”며 “회사의 자금과 기술이전 수익 외에도 5000억 원의 자금이 필요했는데, 이번 오리온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확보하고자 한 것”이라고 밝혔다.

레고켐바이오는 현재 20여 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회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기존보다 더욱 공격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해 글로벌 톱(Global Top) ADC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왜 오리온인가?

오리온은 종합 식품기업으로 2022년 기준 연간 매출 2조783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업계의 오리온 실적 추정치는 2조9487억 원이다. 특히 오리온은 일찌감치 바이오를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하기도 했다.

실제로 오리온은 2021년 중국 산둥루캉의약과 합작사 산둥루캉하오리요우를 설립한 뒤, 현지에서 체외진단과 백신 위주 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2022년에는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하이센스바이오와 합작 회사인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바이오기업 알테오젠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처럼 바이오사업 대한 오리온의 진심이 레고켐바이오 창업주 김용주 대표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레고켐바이오의 독자경영을 존중하고, 신약개발이 가진 속성을 이해하면서 20% 이상의 지분을 가질 파트너를 찾기 위한 노력했다”며 “오리온은 바이오 진출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목표가 있고, 이러한 조건에 부합해 미래를 함께할 최적의 파트너로 판단했다”고 계약 성사 배경을 설명했다.

레고켐바이오 입장에선 오리온이라는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면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호재다. 현재 김 대표는 레고켐바이오 지분 8.54%를 보유 중이다. 향후 자금 확보 차원의 증자를 하면 지분이 희석돼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다. 그러나 오리온이라는 우군이 버티고 있고, 기존 경영권을 보장받아 신약개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지난 15일 이번 계약 발표에서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도 “레고켐바이오의 최대주주로서 사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오리온은 이번 레고켐바이오 지분인수로 ADC 항암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신사업인 바이오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기존 오리온이 추진해 왔던 바이오사업에 차세대 항암제가 추가되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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