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오너 리더십 강화·세대교체로 불확실성 넘는다

입력 2023-12-07 15:34 수정 2023-12-0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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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조직도 통폐합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서 열린 ‘2023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에서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서 열린 ‘2023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에서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SK그룹이 오너일가를 그룹 2인자에 올리고, 50대 최고경영자(CEO)를 전진 배치했다. 이번에 교체되는 최고경영진은 2016년 말 선배 경영인들이 대거 교체될 당시 주요 계열사 대표직에 오른 인물들이다.

이처럼 7년 만에 대대적인 세대교체에 나선 건 대내외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그룹 주력 사업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최태원 회장의 결단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SK그룹 내 반도체 사업은 적자 수렁에 허덕이고 있으며, 배터리는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젊은 50대 후임을 경영 일선에 배치해 경영 불확실성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CEO 세미나’에서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하게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 데스(돌연사)’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7일 SK는 세대교체에 나서면서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조대식 전 의장 후임으로 최태원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59)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내정했다.

▲최창원 신임 수펙스추구협의의장 (연합뉴스)
▲최창원 신임 수펙스추구협의의장 (연합뉴스)

최창원 의장은 고(故)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의 막내아들이자, 최태원 현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이다. 1964년생인 최창원 의장은 1960년생인 최태원 회장보다 네 살 아래, 최태원 회장의 친동생인 1963년생 최재원 SK 수석부회장보다는 한 살 아래다.

진중한 성격의 '워커홀릭'으로 알려진 최창원 의장은 사촌 형인 최태원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서 오너 일가인 최창원 의장의 등용은 4인 부회장의 퇴진으로 생긴 공백을 메우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려는 취지로 재계에서는 해석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에게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부재(不在) 상황에 대비해 플랜B를 준비했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본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SK그룹이 만일에 대비한 그룹 지배력에 대한 문제를 다소나마 해소시켰다는 점에서 한수 앞을 내다본 인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그룹의 최고 협의기구로 SK㈜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 20여곳이 참여한다. 이 협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은 부회장급이지만, 실질적인 위상과 사내 입지는 '그룹 2인자'로 통한다.

SK는 이번 인사를 통해 세대교체도 가속화했다. SK㈜,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엔무브, SK온,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등 7개사의 CEO를 교체했다.

특히 신규 선임된 3인의 CEO(SK머티리얼즈 김양택, SK엔무브 김원기, SK에너지 오종훈)는 그룹 차원의 차세대 CEO 육성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준비된 CEO를 통해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고 회사 측은 자평했다.

또 SK는 글로벌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다수 관계사가 조직을 효율화하고 임원 규모를 축소했다. 그룹 전체의 올해 신규 선임 임원은 이날 기준 총 82명으로, 2021년도 107명, 2022년도 165명, 2023년도 145명에 비해 크게 줄었다.

신규 임원 선임 평균 연령은 만 48.5세로 전년(49세)보다 0.5세 어려졌다. 최태원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34)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최연소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SK는 투자 효율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그간 SK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로 분산돼 있던 투자 기능을 모두 SK㈜로 이관했다. 계열사 간 중복 투자 등으로 투자 실적이 악화하고, 업황 악화로 자금난까지 심각해지자 ‘신중한 투자’로 경영 기조를 전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SK 측은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해 투자 기능을 효율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오일선 소장은 이번 SK 인사에 대해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의 시대를 맞아 새로운 경영의 판을 짜서 위기를 빠르게 돌파하겠다는 최태원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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