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 밥도 안 된’ 연예인 마약 수사…느슨한 수사망 인증? [이슈크래커]

입력 2023-11-15 13:49 수정 2023-11-1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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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 될지 맛있는 밥이 될지 모르는데 불에 앉히기도 전에 알려져서..”

강남업소발 마약 혐의 연예인으로 이름이 언급된 지 약 한 달. 연예계를 휩쓴 ‘마약 파동’이 새로운 국면을 맞는 모양샙니다.

마약 혐의 연예인으로 거론된 배우 이선균(48)씨와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35)씨의 연예인 마약 수사와 관련해 경찰이 뚜렷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씨는 간이 시약검사에 이어 모발 정밀감정에서도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이씨의 다리털 정밀감정을 의뢰했지만 ‘감정불가’ 판정을 받으며 혐의 입증에 또다시 실패한 것이죠. 물론 확실한 ‘음성’판정을 통보받은 것은 아니지만 잇따른 혐의 입증에 실패한 경찰의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인데요.

유명인의 마약 사건은 초기 보안이 수사 성패를 가를 만큼 중요한데 조사 과정에서 혐의가 명확하지 않은 내사자들의 실명이 먼저 알려져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부진한 수사 속도에 일각에서는 경찰이 유흥업소 여종업원 A실장(29)의 진술에만 의존해 성급하게 수사에 착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했는데요.

연예인과 유명인들의 잇따른 마약 사건들도 충격인데 설익은 수사로 마약 범죄에 대한 경각심 마저 흔들린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배우 이선균(왼쪽)과 가수 지드래곤(오). 연합뉴스
▲배우 이선균(왼쪽)과 가수 지드래곤(오). 연합뉴스
‘마약 음성’ 나온 지드래곤·이선균, 다리털 ‘감정불가’…물증 확보 또 실패

지난달 19일 마약 투약 혐의로 두 명의 톱스타가 수사선상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선균과 지드래곤이었는데요. 처음 이들의 이름이 전해지자 다들 충격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는데요. 하지만 마약 투약 혐의자로 알려진 지 사흘 만에 이선균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습니다.

이선균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 외에 향정 혐의로도 추가 입건됐는데요. 경찰이 이선균에게 향정 혐의를 추가했다는 것은 의료용 목적으로 사용되는 마취제와 수면제 등을 오남용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경찰은 최근 진행된 2차 조사에서 이선균은 “유흥업소 실장이 나를 속이고 무언가를 줬다. 마약인 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는데요. 마약 투약과 관련한 정황은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투약 자체에 대한 고의성은 부인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이죠. 다만 경찰은 이선균이 유흥업소 실장으로부터 3억5000만 원을 건네 정황 등을 고려할 때 투약 자체는 사실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경찰이 이선균에 대해 마약 간이 시약검사와 모발 정밀감정 등을 진행했지만 모두 약물 음성 반응이 나왔고 이씨의 다리털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맡겼으나 ‘중량 미달’로 감정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받았는데요. 경찰은 조만간 이씨를 재소환해 다리털을 다시 채취해 추가 감정을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한 명의 이가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인데요. 처음 의혹이 불거진 이후 줄곧 혐의를 부인해온 지드래곤은 6일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지드래곤은 간이 시약검사에서 이미 음성이 나왔는데요.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하기 위해 지드래곤의 체모 대신 모발과 함께 손톱을 채취한 뒤 7일 국과수에 보냈습니다. 현재 정밀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출처=연합뉴스TV 방송 화면 캡처
▲출처=연합뉴스TV 방송 화면 캡처
인터뷰까지 자처한 지드래곤…‘무리한 수사’ 지적엔 ‘무리한 판단’ 응수한 경찰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마약 투약 혐의 연예인들의 수사가 진행될수록 비난의 화살이 경찰로 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언급됐듯이 이선균과 지드래곤 모두 마약 검사에 음성을 받은 탓입니다.

특히 지드래곤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인터뷰까지 자처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팬들은 지드래곤을 옹호하며 경찰의 무리한 수사를 질타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드래곤이 증거인멸을 위해 제모를 했다는 경찰측 주장 지드래곤은 “마치 혐의를 감추기 위해 온몸 제모를 했다는 경찰 측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에 팬들은 데뷔 이전 털 하나 없이 훤한 지드래곤 콧구멍 사진까지 공개하며 코털 제모설을 반박하고 나섰죠.

하지만 경찰은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측은 13일 정례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공식입장을 밝혔는데요. 경찰은 현재까지 마약 간이시약 검사 음성이 나왔다고 해서 무리한 수사라고 단정하는 것은 다소 무리한 판단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명백한 증거 확보 전인 입건 전 조사에서 알려져 수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취지입니다. 경찰은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에도 “무리한 판단”이라고 응수하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경찰은 이선균의 다리털 2차 감정과 지드래곤의 손톱, 모발 대상 마약류 정밀감정 결과 등을 바탕으로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다각도로 수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다만 추가 수사에서도 진척이 없다면 역풍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뉴시스)
▲(뉴시스)
“마약인 줄 몰랐다” 처벌 피할까?

경찰은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쉽지 만은 않아 보입니다.

문제는 이처럼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연예인 마약 사건이 흐지부지 끝날 경우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무뎌질 수 있다는 점인데요. 특히 이선균의 경우 마약 투약 혐의의 고의성을 부인하고 있어 혐의가 입증되더라도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그간 유명인들의 마약 스캔들이 끊이지 않는 데에는 솜방망이 처벌이 주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수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처벌마저 피한다면 최근 끊이지 않는 유명인들의 마약범죄 역시 근절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마약범죄의 경우 중독성 때문에 10명 중 3명이 다시 마약에 손을 댈 정도로 재범률이 높지만 일반인이든 유명인이든 단순 마약 투약 사범에 대해 초범일 경우 집행유예를 받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앞서 지난해 10월 유명 작곡가 돈 스파이크가 마약 상습투약 혐의로 체포되면서 마약범죄에 대한 심각성과 우려가 제기됐지만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는 데 그쳤습니다. 돈스파이크는 3000회 이상 투약할 수 있는 양을 소지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재판부는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고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배우 하정우, 배우 주지훈, 그룹 빅뱅 출신 탑 등 이들은 프로포폴 불법 투약, 대마 흡연, 마약 투약 혐의로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받았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배우 유아인과 가수 남태현이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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