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태원 참사 1년 추도예배 참석…"살면서 가장 큰 슬픔" [종합]

윤석열 대통령 "안전한 대한민국 위해 노력"…與 지도부·대통령실 참모도 참석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도 예배에서 기도하고 있다. 이날 추도예배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추경호 부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도 함께 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 1주기인 29일 "지난해 오늘은 제가 살면서 가장 큰 슬픔을 가진 날"이라며 "'안전한 대한민국'이란 목표를 위해 앞으로도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에서 추도 예배를 하며 이같이 말하고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저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추도 예배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이날 오전 고위 당정대 협의회에 참석했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당 지도부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참모, 정부 관료 등이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추도사를 통해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우리는 비통함을 안고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며 "불의의 사고로 떠나신 분들을 이분들이 사랑했던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에게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이 누구나 안전한 일상을 믿고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바로 그 책임"이라며 "반드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그분들의 희생을 헛되게 만들지 않겠다는 다짐"이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한 해 정부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안전한 대한민국'이란 목표를 위해 앞으로도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배를 집도한 유상진 담임목사는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로마서 12장 15절을 인용했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유 목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갈등과 증오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상처 입은 마음을 위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암교회는 윤 대통령이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 다녔던 교회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도 예배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모 예배는 영암교회의 1∼3부 예배가 끝난 뒤 별도로 진행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신도들과 함께 예배하는 방안도 검토했는데 그렇게 되면 경호 문제로 신도들이 불편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교회 측과 상의해서 신도들이 가시고 조용히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협의가 됐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예배가 끝난 뒤 교회 식당에서 신도들과 함께 식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추모 예배에 참석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 "이태원 사고 현장이든 서울광장이든 성북동 교회든 희생자를 추모하고 애도하는 마음은 전국 그리고 세계 어디서나 다를 것이 없다"며 "유상진 목사 말씀처럼 지금은 재발을 방지하고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의 마음을 모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추후 유족들과 만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선 "그런 부분들도 잘 살펴보겠다"고 답변했다.

'추도사에 사과 표현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기억하는 것만 해도 윤 대통령이 공식 자리에서 네 차례, 또는 그 이상 직접 사과했다. 초기에 유가족분들을 위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그 이후에 어떻게 전개됐는지는 여러분들이 잘 알 것 같다. 오늘은 애도에 집중하고 다른 이야기들은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이태원 참사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과정에서 정치 세력이 개입해 진정성 있는 추모 의도가 변질됐다는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대통령실은 이날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시민추모대회가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정치집회의 성격이 짙다고 보고, 윤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