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결해달라" 이재명 읍소에도 체포안 가결…野, 최소 29표 이탈

입력 2023-09-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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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149 반136…비명계 대거 이탈

찬149 반136…비명계 대거 이탈
이재명 최대 위기…리더십 휘청·거취 압박 직면
유일한 활로는 기각…구속시 비대위 전환 불가피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이재명 체포 동의안'이 출석의원 수 295명 중 찬성(가결) 149명, 반대(부결) 136명, 무효 4명, 기권 6명으로 집계돼 가결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이재명 체포 동의안'이 출석의원 수 295명 중 찬성(가결) 149명, 반대(부결) 136명, 무효 4명, 기권 6명으로 집계돼 가결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생명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21일 자신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되면서다. 앞선 이 대표의 '병상 단식'과 '부결 읍소'에도 비명(비이재명)계 중심의 당내 이탈표가 대거 발생했다.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은 것은 물론 당장 거취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계의 계파 갈등도 최고조로 향하면서 극심한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자칫 구속으로 이어질 경우 따른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여야 의원 295명의 무기명 투표 결과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가결됐다. 앞서 이 대표는 백현동 개발특혜·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전체 298명 중 해외 순방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국민의힘 의원), 구속 상태인 윤관석 의원과 입원 중인 이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나머지 의원 전원이 참여했다. 가결 정족수는 148명이다.

국민의힘(110), 시대전환(1), 한국의희망(1), 여당 출신 무소속 의원(2), 불체포특권 포기를 당론으로 정한 정의당(6)이 전원 가결표를 던졌다고 가정했을 때 민주당 내 비명계(비이재명) 등 범야권에서 이탈표가 29표 가량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이 대표에 대한 법원의 구속여부 판단이 이뤄지게 됐다. 이 대표는 21대 국회 들어 정정순(민주당)·이상직(무소속)·정찬민(국민의힘)·하영제(무소속) 의원에 이어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5번째 의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체포동의안 가결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22일째 이어지고 있는 이 대표의 장기 단식·대정부 강공 등 부결 전략이 비명계에 통하지 않은 결과로 보인다. 비명계는 이 대표가 지난 6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만큼 부당한 영장 청구라고 해도 대국민 약속 이행 차원에서 '당론 가결'을 요구해왔다.

전날(20일) 이 대표의 '부결 지침'도 역효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입장문에서 "불법부당한 이번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검찰독재의 폭주기관차를 국회 앞에서 멈춰세워 달라"고 호소했다. 한 비명계 관계자는 "그런 타이밍에 해선 안 됐을 부적절한 요구였다"며 "비명계에게 (찬성해야 한다는) 확신을 더욱 심어줬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의 유일한 활로는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것이다. 이 경우 이 대표와 민주당의 대(對)정부 검찰독재·야당 탄압 공세에 탄력을 받으면서 총선까지 체제를 유지하며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영장이 발부될 경우 당장 진퇴 기로에 놓이는 것은 물론 비대위 전환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친명·비명계 간 계파 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을 것으로 관측된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기각되면 이재명은 곧바로 영웅이 된다. 총선까지 강력한 정국 장악력을 쥐게 될 것"이라며 "구속된다면 바로 비대위로 전환되고, 개딸(이 대표 강성 지지층)이 들고 일어나면서 당이 풍비박산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현종 정치평론가는 "친명은 자기들 위주 비대위를 만들려고 하겠지만 이념보다 선거공학적으로 뭉친 집단이기 때문에 영향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했다.

여러 사법 리스크에 연루된 이 대표가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시점에 물러나는 것이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새 리더십을 구축할 수 있으니 장기적으로는 민주당이 좋다"면서 "일단 가결되면 개딸들이 '수박'(비명계 멸칭 표현) 색출에 나서면서 당분간 갈등과 혼란에 휩싸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가결과 관련, 민주당을 향해 "방탄을 위한 그 어떤 꼼수도 법치를 피해 갈 수 없음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고 비판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절반에 가까운 반대표가 나왔다는 것은 아직도 제1야당의 상당수가 얼마나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지, 얼마나 '국민'이 아닌 자신의 공천만을 위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환골탈태 모습으로 국민께 그동안 보였던 행태에 대해 속죄해야 한다"고 했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서 많이 놀랍고 충격적"이라며 "여러 차례 부결을 호소했는데 다른 결과가 나와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긴급하게 모여 앞으로의 상황과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날 저녁 긴급 최고위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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