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기업분할·합병…지배구조 개편 러시에 시장 반응은 제각각

입력 2023-09-03 13:25 수정 2023-09-0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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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홀딩스, 유증ㆍ공개매수에 이틀간 주가 급등했다 내리막
인적분할 결정 STX는 2배 쑥…대표이사 신임한 KT 기대감 ↑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최근 지주사 전환, 기업 분할·합병 등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이러한 변화가 향후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해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국홀딩스는 지난달 28일 이사회에서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계열사인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의 주식을 공개매수하기로 결정했다. 공개매수 가격은 동국제강 1주당 9540원(1797만7881주), 동국씨엠은 7390원(1083만5190주)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말 동국홀딩스는 열연 사업 부문(동국제강)과 냉연 사업 부문(동국씨엠)을 인적 분할하기로 결정하고, 6월 1일 자로 분할 절차를 마쳤다.

이번 공개매수와 유상증자는 지주사 전환의 마지막 단계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자회사 지분을 30%, 비상장사의 경우 50% 이상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동국홀딩스가 보유한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지분은 각각 4.12%다.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과 현물출자 유상증자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우선 지주사 전환으로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가능성이 커진 점은 기업가치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동국홀딩스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설립 등을 통해 철강 사업과 연관된 소재·부품·장비 분야 사업을 발굴하겠다고 예고했다. 장세욱 부회장도 5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전환 이후 1년 이내에 자본금 100억 원 규모의 CVC를 설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공개매수 가격이 현재 주가보다 낮아 일반 주주들이 응할 이유가 없고,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동국제강·동국씨엠 지분을 26.27% 보유하고 있어 지배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주가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공시 이튿날 동국홀딩스 주가는 17.36%,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은 각각 5.33%, 11.31% 올랐으나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걸으며 현재 주가는 공시 이전보다 조금 높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왔다.

이와 달리 지난달 16일 임시 주총에서 물류·해운 사업에 대한 인적분할을 결정한 STX는 주가가 2배 이상 뛰었다.

통상 각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의 인적분할은 기업가치에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최대주주인 APC머큐리의 지분도 반기보고서 기준 51.44%나 되기 때문에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DB아이엔씨(DB Inc.)의 DB메탈 흡수합병 결정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한국신용평가는 “DB메탈의 합금철·건설 사업에 DB아이엔씨가 영위하는 정보기술(IT), 무역, 브랜드 등 사업이 추가돼 전반적인 외형과 사업 다각화 수준이 제고될 것”이라며 “재무구조가 우수한 DB아이엔씨와의 합병으로 재무 안정성도 향상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DB메탈이 DB아이엔씨로 합병되면 최대주주인 DB하이텍과의 지배구조가 반전되는 동시에 지분 관계도 다소 약화된다. DB하이텍의 지원 능력과 지원 의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행동주의 펀드 KCGI와 소액주주는 두 회사의 합병이 지주사 전환 회피용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KCGI 측은 “DB하이텍 지분 추가 매입 부담을 잠시 피해가기 위한 결정”이라며 “합병으로 모회사가 동반 부실해지는 경우 기업가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한 KT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9개월간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면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영 공백기가 지속되고 거버넌스 이슈에 따른 주가 하락까지 나타났으나 관련 불확실성 해소로 주가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HMM의 앞날도 관심사다.

최근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은 하림·동원·LX그룹 등 3곳을 적격 인수 후보로 선정했다. 소액주주들이 지지했던 독일 하팍로이드는 제외됐다.

다만 HMM의 매각가가 5조~6조 원 안팎으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세 기업의 자금 여력이 매각 성공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이병근 흥국증권 연구원은 “192회 전환사채와 193회 신주인수권부사채 전환으로 인한 주당 가치 희석으로 목표주가를 2만6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하향한다”며 “향후 주가는 현재 진행 중인 매각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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