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까지 ‘바디패커’로…20·30대 강남 ‘클럽’ 중심 대규모 마약밀수 적발

입력 2023-08-3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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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만 명분 43억 상당 케타민 밀수’ 4개 조직 적발

검찰·세관 합동수사…27명 기소·25명 구속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 산하기관 역량 결집
‘비정형·산발형·단기형’ 범행구조 최초 규명

강남 ‘클럽’을 중심으로 20~30대 청년층이 마약 조직원을 이룬 케타민 밀수 조직이 적발됐다.

이미 필로폰 매매 혐의로 울산지검에 의해 구속 기소된 32세 텔레그램 마약 판매상은 “100g당 100만 원을 주겠다”며 여자친구(30·구속)와 여동생(31·구속)까지 운반책으로 알선했다. 밀수입한 마약류에 영양제를 섞어 중량을 맞추는 방법으로 마약류 일부를 빼돌려 타인에게 판매한 사실도 확인됐다.

(자료 제공 = 인천지방검찰청)
(자료 제공 = 인천지방검찰청)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 산하 인천지방검찰청 강력범죄수사부(김연실 부장검사)와 인천공항본부세관 조사국(문행용 국장)은 2021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케타민 약 1만7200g 등을 밀수하고, 이를 국내에 유통한 마약조직원 27명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1회 투약 분 0.05g 기준으로 34만 명이 동시 투약 가능한 양이다. 소매가 기준 43억 원 상당으로 25명은 구속 기소하고,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케타민은 의료용·동물용 마취제 일종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클럽 마약’으로 오·남용되는 대표적인 마약류(향정신성 의약품)다. 과다 투약에 따른 사망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필로폰·코카인 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고, 주로 술·음료 등에 타서 마시는 방법으로 복용하기 때문에 타인 음료에 몰래 타서 복용토록 하는 속칭 ‘몰래 뽕’ 피해 발생의 우려가 높다.

최근 ‘강도살인 사건’ 범행 도구로 이용되거나 ‘케타민 등을 투약한 20대가 운전하던 롤스로이스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여성이 중태에 빠진 사례’가 있다.

▲ 강남 롤스로이스남(男) 피의자 신모 씨가 1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혐의와 관련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강남 롤스로이스남(男) 피의자 신모 씨가 1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혐의와 관련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100g당 100만 원 주겠다”…속칭 ‘지게꾼’ 모집

피고인들은 자금책·모집책·운반책 역할을 분담하고 이른바 ‘지게꾼’이 태국과 한국을 오가며 의복·소지품은 물론 여성용 속옷 등에 마약을 숨겨 운반하는 ‘바디패커’ 수법으로 마약류를 밀수했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강남 ‘클럽’에서 근무하거나 유흥을 즐기며 알게 된 사이로, 공범이 구속되면 다른 공범이 그 역할을 대신하거나 새 조직을 구성했다. 단기간에 클럽 마약 유통시장을 장악하고 이익 분배 후 흩어지는 ‘비정형·산발형·단기형’ 밀수 및 유통 조직으로 활동했다.

인천지검과 인천공항세관은 출입국 패턴 등을 분석, 마약밀수 의심자 명단을 추출하고 합동 수사 계획을 수립한 뒤 합동수사팀을 가동한 결과 올해 3월 24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던 운반책 3명 검거를 시작으로 관련 공범에 대한 수사 확대해 4개월여 만에 4개의 케타민 밀수조직에서 조직원 27명을 적발하고 이 중 25명을 구속했다.

▲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 산하 인천지방검찰청 마약범죄 특별수사팀 팀장을 맡고 있는 김연실(오른쪽 세번째) 강력범죄수사부 부장검사가 올해 5월 11일 인천지검에서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팀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현 마약수사과장, 나상현 검사, 최진우 검사, 김연실 부장검사, 김한준 검사, 최세윤 검사. (고이란 기자 photoeran@)
▲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 산하 인천지방검찰청 마약범죄 특별수사팀 팀장을 맡고 있는 김연실(오른쪽 세번째) 강력범죄수사부 부장검사가 올해 5월 11일 인천지검에서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팀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현 마약수사과장, 나상현 검사, 최진우 검사, 김연실 부장검사, 김한준 검사, 최세윤 검사. (고이란 기자 photoeran@)

‘정보분석’ 통한 마약밀수 사전 적발 첫 사례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장’을 맡고 있는 김연실 강력범죄수사부장은 “엑스레이(X-ray) 등 현장 단속이나 제보가 아닌 순수 ‘정보 분석’을 통해 마약 밀수를 사전 적발한 최초 사례”라고 설명했다.

인천지검·인천공항세관은 위드 코로나 이후 인천공항 여행객이 폭증하는 상황을 이용, 공항을 통한 마약류 밀수 범행이 집중될 것으로 판단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합동 수사에 착수했다. 합동수사팀은 수사 계획 수립 단계부터 수사의 전 과정을 실시간 공유해 마약을 소지한 채 귀국하던 운반책을 입국장에서 체포했다. 이어 배후 공범들을 순차 검거했으며, 진행 중인 밀수 범행까지 포착해 마약의 국내 유입을 원천 차단하는 수사 성과를 냈다.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 산하 ‘인천지역 수사실무협의체(검찰·경찰·세관·해양경찰·국가정보원)’는 앞으로도 ‘대한민국 1차 관문’으로서 마약류 대량 밀수·유통을 원천 차단하고, 마약류 범죄에 엄정 대처해 대한민국의 마약 청정국 지위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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