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뇌관 '대의원제' 野혁신안 초읽기…非明 "공천학살 의도"

입력 2023-08-0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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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1872> 민주당혁신위원장, 노인회 사과방문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3일 용산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김호일 회장 면담 후 노인폄하 발언을 사과하고 있다. 2023.8.3 [국회사진기자단]    xyz@yna.co.kr/2023-08-03 12:17:39/<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YONHAP PHOTO-1872> 민주당혁신위원장, 노인회 사과방문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3일 용산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김호일 회장 면담 후 노인폄하 발언을 사과하고 있다. 2023.8.3 [국회사진기자단] xyz@yna.co.kr/2023-08-03 12:17:39/<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혁신위, 10일 대의원제 축소 등 혁신안 발표
비명 "李, 개딸 영향력 강화·비명 학살 의도"
친명 "하명 혁신위 아냐"…개딸은 혁신위 응원 캠페인

'노인 비하' 등 숱한 논란 끝에 사실상 조기 해산 수순을 밟는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의 대의원제 축소·공천 룰 관련 혁신안 발표가 임박하자 비명(非이재명)계가 대거 반발하고 나섰다.

이미 쇄신 동력을 잃은 혁신위가 친명(親이재명)계 입맛에 맞는 혁신안을 강행해 다음 전당대회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불이익을 주려는 의도로 보는 것이다. 비명계 등 당 안팎에서는 시작부터 '친명 편중' 지적을 받은 혁신위가 마지막까지 '친명 일변도' 행보로 내부 분란만 키운 채 활동을 마무리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9일 민주당에 따르면, 혁신위는 내일(10일) 계파 갈등의 뇌관으로 꼽히는 대의원제 축소 혹은 폐지 내용을 담은 혁신안 발표를 앞두고 최종 조율 작업에 들어갔다. 공천 과정에서 다선 의원의 기득권을 줄이는 공천 룰 변경안이 혁신안에 포함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의원제 폐지론은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시·도당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대의원에 비해 과소대표되는 권리당원 간의 표 등가성을 맞추겠다는 취지 등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비명계는 대의원제를 없앨 경우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이 대표 강성 팬덤의 영향력이 확대돼 전대에서 친명계에 유리한 국면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혁신위는 이 대표가 발탁한 김은경 위원장을 비롯해 친명 성향 인사로 구성돼 출범부터 '친명 일색'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서복경 혁신위원은 지난달 한 방송에서 '이재명 지키기 혁신위 아닌가'라는 질문에 "틀린 생각은 아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후 김 위원장이 '노인 비하' 등 설화·가정사 논란 등에 휩싸이면서 활동 조기 종료에 가닥이 잡힌 가운데서도 친명계가 선호하는 혁신안을 발표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자 비명계의 비판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비명계는 줄곧 혁신위에 요구해 왔던 '이재명 체제 1년' 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지적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확대 간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확대 간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비명 "허수아비 혁신위, 방향 잘못잡아" 친명 "野 변화 열망, 작은 상처로 훼손 안돼"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혁신위 명단이 발표되자마자 친명 일색이라는 우려가 있었다"며 "혁신위의 잦은 설화나 대선·지선 패배, 이재명 체제 1년 평가 등은 없이 대의원제, 공천 룰을 그냥 자기들끼리 모여 쑥덕쑥덕 모여서 감으로 해보겠다는 것 자체가 방향을 완전 잘못 잡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혁신위 해체 등의 수순을 밟아가야 하는데 이 대표 입장에서는 아직까지 개딸의 영향력을 강화시키고, 공천 제도를 손봐 비명계를 공천 때 학살하고 싶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명계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전날(8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 내 주류 혹은 기득권 세력은 친명 의원과 그들의 강경한 지지세력인데, 혁신위가 오히려 그쪽 이익에 부합하는 듯한 행태를 스스로 보여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했다"며 "대의원제에 문제가 있어 우리가 4·7 재보선, 대선, 지선 3연패 했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혁신위는 이 대표가 그동안 하고 싶었던 공천 룰 변경, 강성 지지층 목소리 반영 제도 등을 만들기 위한 감압장치"라고 말했다.

한 비명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이 총선에서 어떻게 압승했고 대선에서 어떻게 졌는지, 지금 당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살피는 게 필요했는데 그러지 않은 건 직무유기에 가깝다"며 "정해진 목적에 따라 움직이기만 한 허수아비 혁신위 아닌가 싶다. 결과적으로 집안 싸움만 더 벌이게 됐다"고 비판했다.

반면 친명계와 강성 지지층은 혁신위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친명계 김영진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이 바라보는 민주당의 변화 열망, 요구는 김은경 혁신위의 작은 상처에 의해 훼손되지 않는다"며 "혁신위가 하명을 받아 혁신안을 제안하고 공천 학살을 진행하는 기제를 제공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왜 대의원은 100표, 권리당원은 1표여야 하나"라며 "당대표도 1표, 국회의원도 1표, 대의원도 1표, 권리당원도 1표인 헌법상 보장된 평등선거를 하자. 국민의힘도 폐지한 것을 우리는 왜 못 하나"라고 말했다. 대의원제를 아예 폐지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이 대표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는 이날 '혁신위원 응원 문자 캠페인' 관련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글에는 '당원이 주인이 되는 민주당, 당원에게 감동을 주는 민주당, 그래서 총선 승리로 정권 탈환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 혁신위를 응원하는 문자 보내기를 제안한다', '의원 목소리가 아닌 당원 목소리가 혁신위를 가득 메우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문가는 이미 갖은 논란으로 권위를 잃은 혁신위가 민심 향방보다는 당내 권력투쟁 문제에 초점을 맞추면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대의원제 축소는 혁신이라기보다 당내 권력투쟁 제도 개편에 가깝다"며 "혁신은 대국민 메시지여야 하는데 방향 자체가 잘못됐다. 지금은 리더십도 상실한 상태여서 서둘러 해산하는 게 당에 이롭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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