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한 달 새 또 뭉친 재계 총수들

입력 2023-04-2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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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계 총수들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방문에 맞춰 1월 아랍에미리트(UAE), 스위스(다보스 포럼)로 향했고 3월에는 일본에서 민간 외교를 담당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은 윤 대통령 방미 경제사절단으로 한 달 만에 미국에 또다시 집결했다.

총수들은 한미 첨단산업 포럼, 백악관 환영 행사,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 등 다양한 행사에 참석해 양국 경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총수들이 양국 우호 증진을 위한 경제사절단의 임무를 함께 수행하고 있지만, 각각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총수들의 이번 미국 방문은 매우 중요한 시점에서 이뤄졌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시설 투자 인센티브를 포함한 527억 달러(약 69조8275억 원)의 재정지원과 투자세액공제 25%를 담은 반도체지원법(칩스법)과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약 975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행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기업들이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에 놓였다.

미 상무부는 칩스법 세부지침을 통해 보조금을 받으려는 기업에 영업 기밀인 웨이퍼 예상수율, 판매 가격, 생산량, 예상 현금흐름 등 수익성 지표를 엑셀파일로 제출토록 했다. 추후 보조금의 일정 부분을 환수하기 위해 초과 이익을 계산하는 기준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칩스법은 보조금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미·중 반도체 패권 다툼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보조금을 신청하지 않을 경우 중국 편을 든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최근 중국이 마이크론의 반도체 판매를 금지해 생기는 부족분을 한국 기업이 메우는 일이 없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대중국 반도체 규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칩스법 독소조항에도 눈물을 머금고 보조금을 신청해야 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불이익을 최소화할 수 있는 묘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IRA 세부 지침에 따라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되는 GV70에 중국산 배터리셀이 들어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현대차는 곤경에 처했다. 현대차와 배터리 공급사 SK온이 50억 달러(한화 약 6조5000억 원)를 공동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돌파구를 마련했지만 양산 시점인 2025년 하반기는 돼야 IRA 세부 지침의 보조금 지급 조건을 충족하게 된다.

IRA 세부지침을 뜯어보면 결국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것인데, 적용 시기를 유예하는 쪽으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IRA 시행으로 2025년까지 핵심 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상당 부분 줄여야 하는 배터리 업계도 시간이 부족한 만큼 비중 제한을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등 유연화가 필요하다.

칩스법, IRA 모두 미국 정부와 협상이 중요한 만큼 기업인들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쉽지 않다. 원만한 협의를 위한 우리 정부의 주도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안으로는 과감한 규제 개혁, 세제 지원 등을 통해 한국을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어야 한다. 각종 인허가를 둘러싼 지방자치단체 간 충돌을 없애야 한다. 아낌없는 행정 지원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좋은 터전을 신속히 제공해야 한다. 한국 기업이 언제까지 미·중 싸움에 희생양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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