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대어’ 잔혹사…‘주가 떨어질라’ 개미들 전전긍긍

입력 2023-03-29 15:05 수정 2023-03-2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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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총 상위기업 불공정거래 논란 끊이지 않아…주가 하락에 개인투자자만 피해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28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셀트리온 제3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28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셀트리온 제3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회사를 잘 경영해서 주주들은 손해를 보지 않아야 하는데…주주들을 힘들게 한 점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2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가 하락에 대해 그룹을 대표해 주주들께 죄송하다”라며 사과로 첫 복귀를 시작했다. 서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2년 만이다. 이날 주총장에서는 주가 하락에 화가 난 주주들의 반발도 이어졌다.

코스닥 ‘대어’들의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분식회계, 주가조작, 불공정거래, 횡령·배임 등 기업 펀더멘탈에서 벗어난 상장사의 각종 논란과 이슈에 주가가 급락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코스닥 시총 상위기업 주요 이슈
▲코스닥 시총 상위기업 주요 이슈

셀트리온그룹, 주가하락에 개미 반발…과거 주가조작ㆍ분식회계 논란

한때 코스닥 시총 상위권을 주름잡던 셀트리온그룹은 왕좌의 자리를 내어주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8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셀트리온 주가는 2020년 12월 11일 37만4620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지만, 지속 하락해 15만 원대로 떨어졌다. 서 명예회장의 경영 복귀가 본격화된 주총 날 셀트리온 주가는 4.67% 하락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은 각각 7.63%, 12.20% 하락 마감했다.

앞서 셀트리온은 2018년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셀트리온그룹의 판매 계열사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국내 바이오시밀러 판권을 셀트리온에 매각한 것을 매출로 인식한 것을 두고 분식회계 논란이 일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셀트리온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에 담당 임원 해임 등의 권고와 감사인 지정조치를 의결했다. 증선위는 지난해 분식회계 혐의에 고의성이 없다고 결론 내리면서 논란이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 분식회계 논란으로 2020년부터 추진해온 셀트리온 3사의 합병 추진이 지연됐다. 셀트리온의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주사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합병을 마무리해 단일지주사 체제로 들어서면서 3사 합병의 밑그림을 그렸다. 업계는 서 회장 복귀 후 3사 합병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3년에는 주가조작 혐의가 불거졌다. 증선위는 2013년 10월 당시 서 회장을 포함한 셀트리온의 일부 경영진이 주가를 조작했다며 이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약 7개월 동안의 조사를 거친 뒤 2014년 서 회장을 약식기소했다.

코스닥 시총 왕자 오른 에코프로그룹, 불공정거래 논란

셀트리온그룹을 제치고 최근 코스닥 시총 상위에 오른 에코프로그룹도 불공정거래 논란이 불거져 개인투자자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검찰과 금융당국은 2020~2021년 에코프로 전·현직 임직원이 미공개 정보 등을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한 뒤 부당이득을 챙긴 정황을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8월 10만 원을 돌파한 주가가 50만 원에 육박하며 5배 가까이 올랐다. 개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에코프로 주식을 8480억 원 쓸어 담았다. 불공정거래 의혹 수사 소식이 알려진 이달 중순 주가가 40만 원 아래로 하락하기도 했지만, 매수 기세를 꺾지는 못했다.

검찰의 에코프로 임직원 관련 불공정거래 의혹 수사는 이번이 두 번째다. 2022년 1월 에코프로비엠 핵심 임원들이 계열사 관련 주식 내부자거래 혐의로 기소됐다. 이 여파로 당시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한 에코프로 관련주들이 장마감 직전 20% 가까이 폭락했다.

오스템 2215억 횡령사건…신라젠 주가조작 혐의로 난항도

▲뉴시스
▲뉴시스

코스닥 시총 상위기업을 둘러싼 잡음은 꾸준히 불거져 왔다. 코스닥 시총 상위 9위의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횡령 논란에 휩싸였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전 자금관리팀장은 2021년 3월부터 8차례에 걸쳐 회삿돈 2215억 원을 빼돌렸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작년 1월부터 거래가 중지됐다가 4월 거래재개 됐다. 주가는 12만 원대에서 9만 원대(7월)까지 내려왔다. 개인 투자자들은 반년 가까이 속앓이를 해야만 했다.

이후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권은 사모펀드 컨소시엄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에 넘어갔고,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지분율 83.45%)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폐지를 추진하기 위해 주당 19만 원에 2차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한때 시총 2위까지 올랐던 신라젠도 주가조작 혐의로 난항을 겪었다. 2016년 상장 이래 2017년 11월 주가가 13만 원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경영진이 항암바이러스 치료제인 ‘펙사벡’의 임상 중단 사실을 미리 알고 주식을 매도한 혐의를 받으면서 2020년 5월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당시 주가는 8380원이었다. 신라젠은 지난해 10월 상장유지 결정과 함께 거래가 재개됐지만, 주가는 하락을 거듭해 현재 5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코스닥 내 시총 순위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미국의 경우 임직원의 주식 매도 행위는 기본적으로 내부자 거래로 간주한다. 미국의 제도를 참고해 사전 신고해서 승인된 거래가 아니면 내부자 거래로 간주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라며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예방력을 높이는 합리적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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