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총 뜨거운 감자는 ‘행동주의 펀드’...치열한 표대결 열린다[2023 주총 관전포인트] ②

입력 2023-03-01 07:43 수정 2023-03-0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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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주총회 주요 현안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올해 주주총회 주요 현안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3월 주주총회의 계절이 돌아왔다. 올해 주총에선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카카오, 하이브, 고려아연 등 경영권 분쟁이나 경영 참여를 둘러싸고 치열한 대결이 예상된다. 현대자동차그룹 등 지배구조 개편이 현안인 곳도 있다. 한국타이어, 남양유업 등은 ‘오너 리스크’로 흔들리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적극적으로 오너의 전횡이나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은 최고경영자(CEO)의 책임론도 부상되고 있다. 여기에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와 주주권 행사 여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소유분산기업에 대한 국민연금 등의 의결권 행사가 예상된다.

◇국민연금 ‘경영참여’ 관치에 주주 반발할까=이른바 ‘주인 없는 회사’들은 시끄러운 주총이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업무보고에서 ‘주인 없는 회사’에 대한 스튜어드십을 언급한 여파다.

KT는 구현모 현 대표가 셀프 연임 논란이 일자 차기 CEO 선임절차를 다시 밟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민연금이 대주주로 있는 신한금융과 우리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도 모두 연임 없이 새 수장으로 교체됐다. 문재인 정부 때 선임된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이 국민연금의 다음 ‘물갈이 인사’ 타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포스코는 최 회장 이전 회장 8명 중 임기를 채우고 퇴임한 인물이 없을 정도로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수장이 교체되는 수난사를 겪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과도한 스튜어드십 행사가 민간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면서 “3월 주총에서 외국인 투자자나 행동주의 펀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했다.

◇경영권 분쟁 뜨거운 감자=SM, 하이브, 고려아연 등 경영권 분쟁도 관전 포인트다.

경영권 분쟁중인 SM은 표 대결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지분(14.8%)을 인수하면서 공개매수를 통해 SM 지분을 추가로 25%가량 더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28일 주가(12만7600원)가 하이브의 매수가 12만원을 크게 웃돌면서 공개매수는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SM의 주가가 12만원을 웃돌면서 카카오가 하이브보다 더 높은 금액을 불러 공개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사우디아라비아국부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에서 유치한 투자금 중 일부인 8975억원을 지난 24일 확보했다. 카카오는 이 중 4500억원을 타법인 지분 취득에 사용하겠다고 공시했다.

연기금과 기관들의 표심도 변수다. 현재 SM 주식은 국민연금공단(8.96%), 컴투스(4.2%), KB자산운용(3.83%), 얼라인파트너스(1.1%) 등이 대량 보유하고 있다. 이들 대주주가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경영권 다툼은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

고려아연도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이 경쟁적으로 고려아연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사회 선임을 놓고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장씨 일가는 최씨 일가 중심의 이사회에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운영하고 있지 않아 독립성 문제를 제기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승진한 최윤범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도 물려받았다. 최씨 일가는 경영성과 극대화에 맞불에 나서면서 주주들의 표심 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고려아연은 3월 17일로 예정된 제4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5명을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1명으로 절반에 가까운 이사가 교체된다.

지주사 전환 계획을 밝힌 교보생명은 재무적 투자자(FI) 어피너티 컨소시엄과의 법적 공방 리스크가 남아 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풋옵션 분쟁을 벌이고 있는 어피너티의 교보생명 보유지분은 24.01%다. 신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36.91%다. 적지 않은 지분을 보유한 어피너티가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을 견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행동주의 펀드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BYC 대주주 일가 부당 지원 의혹을 제기하면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 압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트러스톤은 BYC 지분 8.13%를 가지고 있는 2대 주주다.

◇자사주 소각·배당·환경 및 사회 주주권 행사=주주가치 제고방안을 두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의약품 제조업체인 신풍제약의 소액주주 700여 명도 지난 9일 회사 측에 “자사주를 소각하라”는 주주제안을 발송했다. 손경준씨를 비롯한 한국철강의 소액주주들은 지난 7일 회사에 자사주 매입, 현금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책을 요구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주식농부’로 알려진 큰손 주주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가 농심홀딩스 등 12개 상장사를 상대로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을 제안했다.

주요 대기업은 주주환원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선제적 차단’에 나섰다.

현대차는 투자자가 배당액을 보고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배당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와 법무부가 권고한 배당절차 개선방안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는 기말 배당금을 전년(4000원)보다 50% 늘어난 주당 6000원(보통주 기준)으로 책정했다.

LG는 주당 2800원(보통주 기준)이던 연말 배당금을 200원 높여 3000원(우선주 3050원)으로 결정했다.

환경·사회 주주권 행사 등이 이슈가 될 전망이다.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올해 이사 재선임 안건에서 기업의 환경 사회 리스크 관리가 고려될 수 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라며 “최근 해외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이 환경 사회 리스크 관리 실패를 근거로 국내 기업 이사 선임 의결권 행사에서 반대표를 행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스틴베스트는 규제 측면에서는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과 관련해 일반주주 보호장치가 마련되면서 올해 정기주총 시즌에서 물적분할보다 인적분할 안건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는 3월 주총에서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 전환에 나서는 기업은 동국제강, OCI, 대한제강, 조선내화, 이수화학 등 5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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