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혁신 불러올 디지털치료기기, 상용화까지 남은 과제는

입력 2023-02-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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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수가 기준 마련·환자 접근성 개선 등 필요

▲에임메드의 디지털치료기기 ‘솜즈(Somzz)’ (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에임메드의 디지털치료기기 ‘솜즈(Somzz)’ (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에임메드의 불면증 개선 치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솜즈(Somzz)’가 국내 1호 디지털치료기기로 허가받으면서 의료계의 새로운 혁신이란 평가속에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건강보험 수가 기준 마련, 환자 접근성 개선 등은 풀어야 할 과제다.

디지털치료기기는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 기반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말한다.

솜즈는 불면증 환자가 모바일 앱이 제공하는 △수면 습관 교육 △실시간 피드백 △행동 중재 등을 6~9주간 수행함으로써 수면의 효율을 높여 환자의 불면증을 개선하는 원리의 디지털 치료기기다. 불면증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의 하나인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법’을 모바일 앱으로 구현했다.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치료기기 임상시험계획서를 제출해 식약처의 임상시험 승인을 얻은 기업은 웰트와 라이프시맨틱스, 뉴냅스, 하이 등이 있다.

웰트의 ‘필로우Rx(PILLow Rx)’는 불면증 환자 표준 치료인 인지행동치료법을 앱에 체계적으로 구현한 디지털치료기기다. 지난해 12월 ‘솜즈’와 같이 ‘통합심사’ 제도 대상으로 선정돼 국내 2호 디지털치료기기로 허가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통합심사제도는 혁신의료기기 인정과 요양급여 적용 여부 심사를 함께 진행하는 패스트트랙 제도로 심사기간을 기존 390일에서 80일로 대폭 줄였다.

라이프시맨틱스의 ‘레드필 숨튼’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환자를 위해 개발된 디지털치료기기다. 부족한 호흡재활 인프라 개선 및 환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됐다. 리드필 숨튼은 △산소포화도 및 보행능력 검사를 통한 환자의 운동능력 실시간 체크 △재활 중 위급상황 및 운동량 부족 시 자동 알람 및 문자 안내 △메트로놈을 통한 환자 건강상태에 따른 운동량 조절 △의료진에게 환자의 실시간 데이터 전송 등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도 호흡재활을 할 수 있는 기능과 시스템을 갖췄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2023’에서 공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뉴냅스의 ‘뉴냅비전’은 뇌 손상에 따른 시야 장애를 치료하는 디지털치료제다. 눈과 시신경은 이상이 없으나 시각 정보를 인식하는 시각중추 손상으로 시야 내에서 볼 수 없는 영역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뉴냅비전은 시야장애가 있더라도 특정한 시각 자극은 뇌의 무의식 영역으로 전달된다는 맹시 이론과 반복적인 시지각 훈련을 통해 시각경로의 뇌 연결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원리를 결합해 만들어졌다. 국내에서 식약처의 확증임상시험 승인을 최초로 받았다.

하이의 ‘엥자이렉스(Anzeilax)’는 범불안장애 디지털치료기기다. 엥자이렉스는 스마트기기로 설문지를 작성하는 동안 심박변이도와 미간의 움직임, 떨림을 분석해 우울·불안·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의 정신질환을 선별하고 치료하는 솔루션이다. 지난해 말 동화약품이 하이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동화약품은 하이의 엥자이렉스를 비롯해 개발 중인 디지털치료기기의 국내 판매권에 대한 우선 협상권을 갖게 됐다. 이외에도 넥슨, 드래곤플라이 등 게임사에서도 디지털치료기기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디지털치료기기가 상용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8월 ‘디지털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이 제정됐지만, 건강보험 급여 및 수가 기준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환자, 정부 등이 각각 어느 정도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지에 따라 디지털치료기기 개발 회사의 이익이 달라지게 된다. 현재 이뤄지는 인지행동 치료는 4만~5만 원 수준으로 책정돼 있으며 6회까지 건강보험이 적용돼 본인부담률은 30%(외래 기준) 선이다.

또한, 환자 흥미를 계속 유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임메드의 ‘솜즈’의 경우 6~9주 간 환자가 지속적으로 써야 하는 디지털 치료기기다. 앞서 해외에서 허가된 디지털 치료기기 중 재미가 떨어져 환자의 접근성이 낮아 시장에서 사라지는 경우도 있었다.

판매 주체 여부 등에 대해서도 고민돼야 한다.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은 올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치료제 중 치료제라는 부분에 약사들이 어떻게 관여할지 연구중”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디지털치료기기 역시 복약 지도가 필요한 만큼 약국에서의 유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의사 처방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의료계와의 협업 관계 형성도 중요하다. ‘솜즈’도 의사로부터 처방받지 않으면 환자가 이용할 수 없다. 임상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선 인센티브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업계와 의료계 등은 약 처방에 익숙한 의료인들이 디지털치료기기를 잘 처방할 수 있도록 교육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미국 경제전문지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치료제 시장규모는 2021년 34억 달러(약 4조4920억 원)에서 2026년 131억 달러(약 17조3077억 원)로 연평균 31.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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