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이 기회의 땅?…NPL 자회사 키우는 하나·우리금융

입력 2022-11-1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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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4대 은행 부실채권 1.9조
우리·하나 NPL 투자회사 운영
자본 투입 강화·사업 확대 나서
비은행 부문 수익성 확보 기대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픽)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픽)

“위기는 곧 기회다.”

금융지주사들이 불황 속 성장을 위한 기회를 엿보고 있다. 불황기에 주목받는 ‘부실채권’(NPL) 시장에 자회사를 앞세워 비은행 실적 상향을 노리고 있다. 금리가 치솟고, 레고랜드발 자금시장 경색까지 겹치자 부실채권 관리 시장에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신한·하나·우리·KB국민은행)의 기업대출 관련 고정이하여신은 총 1조8729억 원이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기관의 대출금 중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이 같은 기업대출 관련 고정이하여신은 기업에 내준 대출의 부실 규모가 상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3분기 말 기준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관련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5128억 원, 5829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각각 6.2%(298억 원), 1.8%(103억 원)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4175억 원, 3598억 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8.9%(406억 원), 11.3%(460억 원) 줄었다.

부실채권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금융권의 부담 역시 커질 수 있다. 그런데 일부 금융지주사들은 이를 실적 상승의 기회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NPL 투자관리업에서 자회사를 통해 은행업 중심의 실적에서 벗어나 비은행업 부문 실적 강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우리F&I’를 출범하며, 약 7년 만에 부실채권 전문회사를 되살렸다. 우리금융은 2001년부터 2014년까지 부실채권 전담회사를 운영하다가 2014년 지주 해체 과정에서 대신증권에 매각했다.

과거 NPL 업계 1위를 차지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금융은 우리F&I 설립 초기 자본 2000억 원을 투자하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덕분에 우리F&I는 올해 3분기 기준 부실채권 누적 매입 규모가 3264억 원으로, 유암코(연합자산관리)에 이어 단숨에 업계 2위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하나금융은 2013년부터 여신전문금융업에서 NPL 투자관리업으로 업종을 전환한 하나F&I를 통해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NPL 관련 플랫폼인 ‘H.N.I.S’를 개설하기도 했다.

장기간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F&I는 올해 기업구조조정(CR) 투자도 개시하는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CR 투자는 기업의 재무구조개선과 경영정상화 등을 위해 자본시장법상 설립된 ‘기업재무안정PEF(사모투자펀드)’를 통해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유암코의 비중이 압도하고 있는 NPL 시장에서 우리F&I, 하나F&I 등 금융지주 자회사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이들의 활약은 비은행 수익 비중을 높이려는 각 금융지주의 포트폴리오 강화에 있어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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