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내수 기업간 심리 역전 ‘브렉시트 후 6년만’…BSI 1년8개월만 최저

입력 2022-10-26 06:00 수정 2022-10-26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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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주요국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환율·원자재가 급등 여파
경제심리(ESI) 및 순환변동치도 2021년초 이후 최저
경영애로사항, 제조업은 환율·비제조업은 인력난·인건비 상승 오름폭 가장 커

▲13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13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기업심리가 두달연속 하락하며 1년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기평균치마저 밑돌아 본격적인 위축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출기업 심리가 내수기업 보다 낮은 상황이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당시 이후 6년만에 처음으로 발생했다. 경제심리 역시 기준값 100을 밑돌며 작년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주요국의 빠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진 탓이다. 원·달러 환율이 폭등한데다, 원자재값도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는 점도 영향을 줬다. 경영애로사항에서는 제조업의 경우 환율의, 비제조업의 경우 인력난·인건비 상승의 오름폭이 가장 컸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전산업 업황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보다 2포인트 떨어진 76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월(76) 이후 1년8개월만에 최저치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2포인트씩 내려 각각 72와 79를 나타냈다. 역시 각각 2020년 9월(68)과 작년 9월(79)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BSI란 기업가의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한 것으로 각 업체의 응답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긍정응답 업체수가 부정응답 업체수보다 많음을 뜻하고, 낮으면 그 반대 의미다.

다만, 부정적 답변이 많은 우리 기업 특성상 2003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장기평균치인 80전후를 암묵적 기준치로 보고 있다. 실제, 제조업과 비제조업 장기평균치는 실적기준 각각 79와 75를, 전망기준 각각 81과 77을 기록 중이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부문별로 보면 내수 부진에 따른 귀금속, 장신구, 게임기 등 비필수재 등에 대한 수요 감소로 기타 제조업이 14포인트 급락했다. 계절적 비수기 요인과 경쟁심화가 겹쳐 매출액이 줄어든 정보통신업(-10p)과 주택경기 둔화 및 신규수주 감소,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가 겹친 부동산업(-10p)의 낙폭도 컸다.

주력 수출품인 화학물질·제품(-9p)과 전자·영상·통신장비(-5p)도 하락했다. 각각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화학제품 스프레드 축소와 글로벌 수요 감소, 반도체 소비 감소로 인한 재고 증가 및 매출액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제조업부문을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3포인트 하락한 75를, 중소기업은 1포인트 내린 68을 기록했다. 각각 2020년 9월(75, 58) 이래 최저치다.

특히, 기업형태별로 보면 수출기업은 6포인트 내린 71로 2020년 7월(64) 이후 가장 낮았다. 내수기업은 전월비 보합인 72로 2020년 9월(6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수출기업과 내수기업간 심리차는 1포인트 역전됐다. 이는 브렉시트 직후인 2016년 10월(각각 70, 71로 -1p) 이후 처음이다.

향후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11월 업황전망BSI를 보면 전산업은 3포인트 떨어진 76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2월(75) 이후 최저치다. 제조업은 2포인트 내린 73을, 비제조업은 3포인트 떨어진 78을 기록했다.

고무·플라스틱이 건설 등 전방산업 업황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부동산업이 실적하락 요인과 같은 이유로 각각 13포인트씩 급락했다. 기타 제조업(-12p), 숙박업(-11p), 화학물질·제품(-10p)도 낙폭이 컸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경영애로사항으로는 제조업의 경우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가격 상승(21.3%)과 불확실한 경제상황(19.8%), 환율(12.5%)을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환율은 전월대비 3.1%포인트 오르며 상승폭이 가장 컸고, 2014년 7월(16.0%) 이후 8년3개월만에 비중이 가장 높았다.

비제조업의 경우 불확실한 경제상황(17.0%), 인력난·인건비상승(15.6%), 원자재가격 상승(14.4%) 순으로 꼽았다. 이중 인력난·인건비상승은 전월보다 1.1%포인트 올라 가장 큰 오름폭을 기록했고, 2018년 5월(15.8%) 이후 4년5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실제, 9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대비 73.15원(5.5%) 급등한 1391.59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3월(1461.98원) 이후 최고치며, 2009년 2월(83.36원, 6.2%) 이래 최대 오름폭이다. 또, 건설업쪽에서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는게 한은측 분석이다.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종합심리지표인 경제심리지수(ESI)는 2.5포인트 하락한 95.5를, ESI에서 계절 및 불규칙변동 요인을 제거한 ESI순환변동치는 1.0포인트 떨어진 97.7을 기록했다. 각각 2021년 1월(92.7)과 2021년 2월(96.2) 이후 최저치다.

ESI순환변동치는 매월 발표 때마다 수치가 보정되면서 과거 발표시점에서의 시계열과 차이가 있다. 이번 보정으로 기준값 100을 밑돈 것은 8월(99.8)로 한달 더 앞당겨졌다. 통상, 기준값 100 위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아래에선 인하를 했던 최소 필요조건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대진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전월과 비슷한 요인들이 계속 연결되고 있다. 교착상태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경제외적 요인도 있어 좀처럼 심리가 풀리긴 힘들 것”이라며 “당분간 하방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3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업체는 2786개였다. 조사기간은 이달 11일부터 18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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