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 30년] '중국 딜레마' 기업, 새 전략으로 만리장성 넘는다

입력 2022-08-2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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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고급화ㆍ차별화로 재공략…삼성전자, 중간재 투자로 전략 수정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 (제공=삼성전자)
중국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현지 기업들의 품질 개선과 기술 향상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는 더 이상 우위를 점유할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이후에도 ‘칩4’,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 미국 주도의 경제협력체에 따른 ‘반한 감정’이 계속 커지면서 한국 기업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24일 한국과 중국은 수교 30주년을 맞는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수산화리튬과 코발트, 천연 흑연 등의 대중국 의존도는 80~90%에 달한다. 최근 심화하는 미중 패권전쟁 틈에서 한국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원자재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수입선 다변화, 대체 생산이 절실한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 전략 변화도 감지된다. 중국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의 격전지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흥망성쇠’를 보여준 대표적인 기업은 현대차다.

현대차는 2016년 중국에서 114만 대를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7.35%를 기록했으나 사드 사태 이후 2017년 판매량이 78만 대로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38만5000대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중국 시장점유율은 1%로 내려앉았다.

현대차는 최근 고급화·차별화를 바탕으로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의 ‘리딩 컴퍼니’로 현지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를 꾀하고 있다. 현대차는 베이징 중심부인 왕푸징 인근 대형 쇼핑센터에 300㎡ 규모의 단독 전시장을 마련해 고급차와 전기차를 전시해 부유층 소비자들과 대면 접촉을 늘리고 있다. 현대차는 과거 양적 성장을 주도했던 중국 내 공장을 신흥시장인 동남아시아를 겨냥한 전략적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베이징 쇼핑센터에 들어선 현대차 전시장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 쇼핑센터에 들어선 현대차 전시장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2009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 이후 2013∼2014년 20%를 웃돌던 시장점유율이 2019년부터 1% 미만으로 떨어지자 완제품(소비재)을 과감히 줄이고 반도체 등 중간재 투자를 확대했다.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 삼성전기 톈진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공장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 시장점유율 상위권을 점령한 현지 기업들의 스마트폰에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탑재하면서 수익성이 오히려 개선됐다.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은 2016년 32조 원에서 지난해 59조 원으로 늘었다.

중국의 한한령과 애국주의 소비에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한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롯데그룹은 2016년 중국 사업을 철수하기 시작해 최근까지 현지 백화점과 대형마트 약 150곳을 폐쇄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패권경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중국 시장을 예측하기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대기업들은 다양한 전략 변화를 시도할 여력이 있지만 중견기업, 중소기업들은 만리장성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시장인 만큼 한국 기업들이 외교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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