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고 기술 구현한 SK하이닉스…‘238단 4D 낸드’ 의미는?

입력 2022-08-03 16:43 수정 2022-08-03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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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238단 4D 낸드플래시 개발 성공
적층 기술부터 안정화 혁신 기술까지 적용
0% 수준 200단 시장…내년 10배 성장 전망
기술 경쟁력 및 고객사 확대해 시장 선점

SK하이닉스가 3일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238단 4D 낸드플래시(낸드)’는 현존 최고 기술력이 집약됐다는 평가다.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176단에 머물러 있는 데다 최근 개발에 성공한 미국 마이크론의 232단보다도 높은 층수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238단 낸드를 필두로 메모리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저장되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저장장치인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이다.

최근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으로 데이터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고성능ㆍ고용량 SSD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더 빠르고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낸드플래시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치열한 적층 경쟁…SK하이닉스, 세계 최고층 낸드 개발

▲CTF(Charged Trap Flash) 기술(위), PUC(Peri Under Cell) 기술(아래) (사진제공=SK하이닉스)
▲CTF(Charged Trap Flash) 기술(위), PUC(Peri Under Cell) 기술(아래) (사진제공=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는 데이터 저장용량을 늘리기 위해 반도체 셀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적층 기술’을 활용해왔다. 낸드에서 ‘단’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의 층수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238단 낸드는 셀이 238겹이라는 의미다. 단이 높을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 적층 수를 높이기 위한 경쟁도 심화하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미세 공정이 중요한 D램처럼 과거 낸드에도 미세공정을 적용했지만, 구조적인 어려움으로 적층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며 “현재 낸드에서는 제조사 간 ‘적층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6년 처음 ‘36단 3D 낸드’를 양산한 뒤 2018년 개발한 낸드 96단부터는 4D 제품을 선보여왔다. 단수 또한 꾸준히 증가해왔다. 238단은 96단, 128단(2019년), 176단(2021년)에 이은 4세대 제품으로 기존 96단과 같은 플랫폼을 활용했다.

그렇다면 4D 낸드플래시는 무슨 뜻일까. 4차원 구조로 칩이 구현되는 4D를 만들기 위해 SK하이닉스가 CTF(Charge Trap Flash) 셀 구조와 PUC(Peri Under Cell) 기술을 결합했다는 차별성 강조를 위해 붙인 이름이다. 적층 방식 자체는 3D지만 주변부 회로를 셀 회로 하단부에 배치하는 PUC 기술을 접목해 성능ㆍ생산성을 동시에 구현한다.

CTF는 전하를 도체에 저장하는 플로팅 게이트(Floating Gate) 기술과 달리 전하를 부도체에 저장해 셀 간 간섭 문제를 해결한 기술이다. 플로팅게이트보다 단위당 셀 면적을 줄이면서도 읽기, 쓰기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소형화로 생산성 확대…안정화 기술도 필수조건

▲238단 낸드 이미지 (사진제공=SK하이닉스)
▲238단 낸드 이미지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단순히 층수를 높였을 뿐 아니라 세계 최소 사이즈를 구현했다. 크기는 줄이면서 용량을 높이는 ‘고집적화’는 웨이퍼당 더 많은 개수를 생산할 수 있어 높은 원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238단은 이전 세대인 176단보다 생산성이 34% 높아졌다.

적층수, 소형화와 함께 안정화ㆍ효율성을 강화하는 것도 필수다. 단을 많이 쌓을수록 셀 사이 홀(구멍)을 이동하는 전자가 불안정해질 수 있어서다. SK하이닉스는 단수를 높이면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 기술도 대거 적용했다.

낸드는 층수가 높아질수록 △셀 내부의 전류 감소 △층간 비틀림 △적층 정렬 불량에 따른 셀 분포 열화 현상 등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속도ㆍ성능 저하와 수율 문제 등의 공정 불량이 나타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2분할 셀 영역 선택 기술 △셀 층간 높이 감소 기술 △층별 변동 타이밍 제어 △초정밀 정렬 보정 기술 등을 적용하며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자가 얼마나 빠르게 정확히 길을 잃지 않고 홀을 이동하는지가 중요한 데 적층 수 만큼 그에 따른 성능 및 효율도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고객사 확보를 위해서는 기술력과 더불어 높은 생산력을 바탕으로 단가를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200단 이상 낸드 성장세↑…기술력으로 시장 선점

▲SK하이닉스 최정달 부사장(NAND개발담당)이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FMS(Flash Memory Summit) 2022’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최정달 부사장(NAND개발담당)이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FMS(Flash Memory Summit) 2022’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한편 하반기에도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함에 따라 메모리 시장 상황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200단 이상 낸드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응용처별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PC 저장장치인 cSSD(소비자용 SSD)에 들어가는 238단 제품을 먼저 공급하고 이후 스마트폰용과 서버용 고용량 SSD 등으로 제품 활용 범위를 넓혀간다. 또 내년에는 현재의 512Gb(기가비트)보다 용량을 2배 높인 1Tb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200단 이상의 낸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 4분기 0.1%에서 내년 4분기에는 10.9%로 큰 성장이 예상된다. 또 전 세계에서 사용될 200단 이상의 낸드 용량도 올 4분기 1억380만GBs(기가바이트)에서 내년 4분기에는 295억500만GBs로 늘어날 전망이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지난달 말 2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상반기에 238단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며 “최근 메모리 시장은 1~2분기 누가 개발 먼저 하느냐보다 고객 친화적으로 제품을 개발ㆍ제공하고,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 및 매출과 수익을 달성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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