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검단 ‘왕릉뷰 아파트’ 입주 두 달…재발방지책 마련 시급

입력 2022-07-2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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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장릉 인근에 건설돼 ‘왕릉뷰’ 논란을 일으킨 아파트 단지들이 차례로 입주 절차를 밟고 있다. 두 달째 이어진 입주행렬에 입주민들의 걱정도 한결 가벼워지고 있다. 문화재청이 법원 판결에 항소하는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지만, 소송 결과에 상관없이 철거는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만 이번 사태로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기자는 최근 집들이가 한창인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의 왕릉뷰 아파트를 직접 찾아갔다. 이삿짐센터, 전자제품 배달 차량이 아파트 곳곳에 세워졌고, 입주지원센터에는 입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입주민들은 법정 다툼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에도 오히려 홀가분하다는 표정이었다.

김포 장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 40기 중 하나다. 인조 아버지인 추존왕 원종과 부인 인헌왕후가 잠들어 있다. 앞서 문화재청이 김포 장릉 인근에서 짓고 있는 아파트가 허가 없이 지어지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지난해 7월 공사중지 명령을 내린 뒤 사실상 ‘일부 철거’를 권고했다.

지난해 12월 서울고등법원은 나머지 2곳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에서 건설사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모든 공사가 재개됐고, 5월 말부터 공사가 완료된 곳부터 차례대로 입주 절차를 밟고 있다. 입주 절차가 정상화됐다고 하지만 이들이 겪은 정신적·물리적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집들이가 한창이지만 입주민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다. 입주지원센터에서 만난 입주민 A 씨는 “온 가족이 길거리에 나앉게 될까 봐 불면증에 약까지 먹었던 게 엊그제 같다”며 “입주자 사전점검 때도 온전히 입주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하소연했다.

사업의 첫 단추를 잘못 채운 건 자명한 사실이지만 다시 끼울 기회도 분명 있었다. 문화재청의 허술한 관리·감독과 인천 서구청의 안일한 판단으로 이 아파트가 착공된 지 2년이 지나서야 이 사태를 파악했다고 한다. 결국, 대법원 판단이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리겠지만, 입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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