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 120년 만에 돌아온 용산공원...“대통령실 한눈에”

입력 2022-06-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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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공원 시범 개방을 사흘 앞두고 언론에 사전 공개된 7일 취재진들이 용산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서울 용산공원 시범 개방을 사흘 앞두고 언론에 사전 공개된 7일 취재진들이 용산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조현욱 기자 gusdnr8863@

“까악까악, 꺽꺽”

마천루 빌딩 속, 탁 트인 풍광을 바라보고 있자니 바람결에 까치와 꿩 소리까지 들린다. 7일 오후 찾은 용산기지의 모습은 서울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서울 한복판에 위치했지만 시민들이 발 들일 수 없는 금단의 땅이었던 용산 기지.

용산기지가 무려 120여 년 만에 ‘용산공원’으로 탈바꿈해 국민 품으로 돌아왔다. 돌아온 미지의 땅 용산공원을 기자가 먼저 가봤다.

이번 시범 개방 부지는 신용산역에서 시작해 장군 숙소와 대통령실 남측 구역을 지나 스포츠필드에 이르는 직선거리 약 1.1㎞ 구간이다. 용산공원 부지는 일제강점기에는 일본군이, 해방 후에는 미군이 주둔하는 군사기지로 사용됐다.

▲용산공원의 쉼터 모습.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용산공원의 쉼터 모습.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이날 신용산역 출입구를 통해 용산공원에 들어가자 넓은 녹지가 펼쳐졌다. 수백 년은 된 것 같은 아름드리 나무들이 울창하게 서 있었다.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푸른 잔디밭 위에 자리한 빨간 지붕의 건물들이었다. 과거 주한미군 장군들이 거주했던 ‘장군숙소’다.

50년대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장군숙소는 이국적인 풍광을 자랑했다. 길가에는 수십 년 전 사용했던 목조 전신주가 남아있고, 영어로 된 표지판도 그대로 서 있었다. 마치 미국의 한 시골 마을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었다. 장군숙소 일대에는 곳곳에 벤치가 마련돼 있어 쉬어갈 수 있었다.

장군숙소에서 언덕길을 따라 내려가면 대통령실 남측구역이 나온다. 용산공원 가로수길로 불리는 이곳엔 길섶으로 늘어선 플라타너스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플라타너스 그늘에는 시민들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들이 마련돼 있다. 시범개방 시에 이 구역은 식음료 코너가 있는 카페거리로 변신할 예정이다.

▲용산공원의 건물 모습.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용산공원의 건물 모습. 조현욱 기자 gusdnr8863@

가로수길에서 나와 좀 더 걸으면 대통령실을 정면에서 볼 수 있는 ‘바람정원’이 나온다. 수백 개의 바람개비가 꽂혀있는 이곳은 용산공원의 ‘포토스팟’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람정원과 길 하나를 두고 마주 보고 있는 전망대에서는 용산공원의 모습과 대통령실을 모두 조망할 수 있다.

특히 시범개방 기간 이 구역에서는 ‘대통령실 앞뜰 방문’ 행사를 진행한다. 대통령실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15분마다 40명을 선착순으로 받아 입장한다. 헬기와 특수 차량 등 평소 쉽게 볼 수 없는 대통령 경호장비도 관람할 수 있다. 전망대 인근에서 번호표를 배부할 예정이다.

▲용산공원 스포츠필드 운동장.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용산공원 스포츠필드 운동장. 조현욱 기자 gusdnr8863@

바람정원을 지나면 과거 미군들이 스포츠와 여가를 즐기던 ‘스포츠필드’가 펼쳐진다. 이곳은 20m에 이르는 초대형 그늘막이 설치돼 방문객을 위한 쉼터로 활용된다. 방문객들은 넓은 부지에서 소풍과 캐치볼을 즐길 수 있다. 시범 개방 기간 푸드트럭이 운영되며 소규모 공연도 상시 열릴 예정이다.

▲용산공원의 경청 우체통 모습.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용산공원의 경청 우체통 모습.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용산공원 곳곳에는 ‘경청 우체통’이 설치돼있다. 방문객들은 용산공원에 바라는 점을 자유롭게 적어 우체통에 넣을 수 있다. 정부는 국민의 의견을 모아 이후 공원 조성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토양 오염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앞서 용산공원 일부 지역의 토양이 오염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유해성 논란이 일었다. 이번 시범개방을 한 회에 두 시간씩으로 제한한 것도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처다.

▲용산공원 전망대에서 보이는 대통령실 모습.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용산공원 전망대에서 보이는 대통령실 모습.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정부는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오염된 흙을 접촉하지 않도록 인조잔디로 포장하거나 아스팔트를 덮는 등 위해성 저감조치를 진행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위험한 곳은 출입을 차단한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부지 대부분이 녹지로 이뤄져 있어 어디서든 쉽게 흙을 접촉할 수 있었다. 눈으로는 오염 여부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방문객들의 불안감을 말끔히 해소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용산공원을 둘러보는 취재진 모습.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용산공원을 둘러보는 취재진 모습.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이번 용산공원 개방은 관람을 원하는 날로부터 5일 전부터 선착순 예약을 받는다. 용산공원 홈페이지와 네이버를 통해 신청 받으며 방문 신청자를 포함해 최대 6인까지 예약할 수 있다. 하루 5회(9시·11시·13시·15시·17시) 개방하며 한 번에 500명, 하루 최대 2500명이 관람할 수 있다.

방문 희망자는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대리 예약은 불가능하며, 현장에서 방문 신청자의 신분증을 확인받아야 입장할 수 있다. 주류와 병 음료는 가지고 들어갈 수 없으며 반려동물의 출입은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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