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아내, 씨받이 취급” 공무원 막말에 분노한 남편

입력 2022-05-1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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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주민센터 공무원이 다문화 가정 구성원인 민원인을 향해 막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피해자는 “아내가 씨받이 취급을 받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한국인 남성 A씨는 은평구 한 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어 외국인인 아내의 이전 등록 절차를 문의했다가 막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담당 공무원이 전화가 끊어진 줄 알고 한 발언들이 수화기를 통해 그대로 전해졌다고 한다. 이날 통화는 자동 녹음이 됐는데 통화 녹취에는 “외국인 여자랑 결혼해서 더럽게 사람 짜증나게 하네. 자기가 부끄러우니까 안 데리고 오고 싶어 하는 거잖아요”, “거지 같은 XX가 다 있어. 꼭 찌질이 같아” 등 내용이 담겼다.

A씨는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아내가 외국인인데, 외국인은 주민등록 관련 절차가 복잡해서 그거 관련 문의를 드렸다. 알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으려고 했는데, 공무원 분이 심하게 욕설을 하셨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계속 욕설을 하시다가 본인이 수화기를 잘못 올려놓은 걸 알고 다시 전화를 확실하게 끊었다”며 “너무 어이가 없어서 한참 멍하니 있다가 잠시 후에 항의 전화를 드렸다. 왜 이렇게 욕을 심하게 하셨냐고 여쭤보니 처음에는 저한테 욕한 게 아니라는 식으로 변명을 했다. 나중에는 어쩔 수 없이 시인했고, 만나서 사과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A씨는 그날 저녁 해당 공무원과 직접 대면했고 당시 대화를 직접 녹음했다. 녹음 음성에 따르면, 공무원 B씨는 국제결혼에 대해 “선생님(A씨)한테 하는 말이 아니고, 뭔가 정말 막 늦게까지 장가를 못 가서 결혼하고 그냥 약간 애 낳는 그런 수단으로 쓰는 것 같았다. 매체에서 보고…”라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자기 잘못을 시인하는 게 아니고 그냥 변명만 하는 거였다. 저를 지칭한 말이 분명히 맞는데. 제 아내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씨받이로 취급한 것”이라며 분노를 표했다.

그러면서 “또 ‘9급 공무원 정도 되니까 자기는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을 잘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만한 생각을 갖고 민원인이나 다른 사람들을 만만하게 본 것 같다’는 식으로 얘기하더라”며 “자기는 9급 공무원이라서 앞으로 결혼 잘할 건데 당신은 그렇게 대단한 사람 아니니까 한국 사람이랑 결혼 못 하고 외국 여자랑 결혼한 거 아니냐 이런 취지로 들렸다”고 했다.

그는 “아내는 키르기스스탄 명문가 출신이다. 한 번도 이런 취급을 받은 적이 없다가 한국 남자랑 결혼했다는 이유로 공무원한테 이런 식으로 취급 받으니까 너무 충격을 받았다”면서 “한국에 계속 살 수 있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그 이후 사과 전화 등 사후 조치가 없었다면서 공론화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는 “그냥 사건을 없었던 걸로 하려는 걸로 느껴졌다. 경각심을 일깨우는 차원에서 소송을 진행해야겠다 싶었다”며 “지난 6일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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