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이 '영털족' 됐다… 치솟는 금리에 한숨

입력 2022-05-0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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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상 빨라질 듯
대출 이자 부담에 한숨

▲(연합뉴스)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는 등 금리 상승기를 맞아 차주들의 상환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신용대출과 주담대 금리가 일제히 오르면서 빚을 내 주택을 매입하거나 주식 투자에 나선 이른바 '영끌족(영혼까지 끌어서 투자)'이 '영털족(영혼까지 털리는)'이 돼 눈물 흘리고 있다.

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미국이 22년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올리고 몇 차례의 추가 빅스텝(0.5%p 인상)까지 시사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도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은 이미 지난달 14일 기준금리를 1.5%로 0.25%p 인상했다.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에 이은 네 번째 인상이다.

JP모건은 4일 낸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이 높아진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후 3차례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연말 금리수준이 2.5%가 될 것이라고 봤다.

추가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 된 가운데 국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와 신용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3917억 원으로 전월 대비 8020억 원 감소했다. 하지만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은 늘었다.

주담대 잔액은 507조1968억 원으로 3월 잔액인 506조7174억 원보다 4794억 원 늘었다 전세대출 잔액도 같은 기간 131조 3349억 원에서 131조8731억 원으로 5382억 원 증가했다. 주담대와 전세대출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서도 각각 0.35% 1.68% 늘었다.

문제는 금리 상승기와 맞물리면서 대출금리가 크게 뛰고 있다는 점이다. 주담대 금리는 이미 연 6% 선을 넘어섰다.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달 29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연 4.080∼6.310%)는 지난해 말(연 3.60∼4.978%)보다 최고 금리 기준 1.332%포인트 급등했다. 국내 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14년 만에 7%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신용대출 금리도 4%를 넘어서면서 상승세다. 지난달 신용대출 평균금리(서민금융제외)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4.17%, KB국민은행이 4.10%, NH농협은행은 4.09%, 하나은행은 3.88%로 집계됐다.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은 치솟고 있다. 한은의 '가계신용(빚)'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카드 사용액(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만 1755조8000억 원에 이른다. 또 같은 달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전체 잔액 가운데 76.1%는 변동금리 대출이었다.

산술적으로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와 마찬가지로 0.25%포인트 오를 경우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3조3404억 원(1755조8000억 원×76.1%×0.25%)이나 불어나는 셈이다.

최근 8개월간을 보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13조 원으로 늘어난다. 금통위가 기준 금리 인상을 시작한 작년 8월 이후 약 8개월 사이 기준금리가 0.5%에서 1.50%로 1.00%포인트나 뛰었다. 약 8개월간 늘어난 이자는 13조3061억 원 가량(3조3404억 원×4)으로 추산된다.

앞서 한은은 작년 9월 기준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기준금리가 각 0.25%포인트, 0.5%포인트 인상될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이 2020년 말과 비교해 각각 3조200억 원, 6조4000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대출자 1인당 연이자 부담도 289만6000원에서 각각 305만8000원, 321만9000원으로 16만1000원, 32만2000원 뛴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지난 8개월간 1.00%포인트 인상에 따른 1인당 이자 부담 증가액은 64만4000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처럼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자부담은 높아지는 데, 주택가격과 주식시장은 하락하고 있다.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하고 영혼까지 끌어 투자했는데, 오히려 자산가치가 하락하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 가격은 3주째 보합(0.00%)을 기록했다. 최근 2년 사이 집값이 변동이 컸던 '노동강(노원ㆍ도봉ㆍ강북)' 지역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의 주택 매매가격은 올해 1월 3째 주(1월 24일) 이후 14주 연속 하락 추이를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도 하락세다. 코스피는 5월 3일 기준 4개월 전(1월 3일)보다 10.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12.5% 줄었다. 국내 기업들이 연초 주가 부진 등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시가총액이 70조 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대출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가격과 주식 시장이 하락 추세가 맞물리면서 영끌족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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