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긴축 가속·우크라 전쟁에 통화 ‘희비’...달러, 5년래 최고치·유로는 최저치

입력 2022-04-2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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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달러지수, 2017년 1월 이후 최고치
이달 들어 5% 올라…1년간 상승폭 13% 달해
유로 가치, 러시아 가스공급 중단 소식에 추락
엔·파운드·위안 등 다른 통화도 약세

미국 달러 가치가 5년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슬금슬금 오르던 달러 가치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등했다. 지정학적 갈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강달러 추세가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지수는 전일 대비 1% 오르며 103.28까지 치솟았다. 2017년 1월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다.

러시아가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가스공급을 중단했다는 소식에 유로 가치가 급락하면서 달러지수를 밀어올렸다. 에너지 공급 차질이 유럽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경기를 후퇴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져서다.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1.0515달러까지 빠지며 2017년 3월 이후 5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준의 긴축 움직임에 달러는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달러지수는 지난 1년간 13% 올랐고 4월 들어서만 5% 뛰었다. 그 사이 다른 국가들의 통화는 고꾸라졌다. 지난 20일 달러·엔 환율은 129엔대까지 치솟아 일본 엔 가치는 20년래 최저치를 찍었다. 조만간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130엔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달러당 영국 파운드 가치는 이날 1.2502달러까지 하락하며 1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중국 위안 가치는 연일 1년 만의 최저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준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3년 3개월 만에 0.25%포인트 올린 후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1일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 참석해 5월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과 월 950억 달러(약 121조 원) 규모 양적긴축을 예고했다. 마크 챈들러 배노크번글로벌포렉스 수석전략가는 “시장이 연준의 매우 적극적인 긴축 행보에 확신을 가지면서 강달러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의 이 같은 행보는 다른 국가들과 대조된다. 유럽과 일본, 중국은 경기둔화 우려에 쉽게 금리 인상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금리 인상은커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돈 풀기 정책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일본은행은 엔저 행진에도 지난달 국채를 정해진 이율로 무제한 매입하는 ‘연속 지정 가격 오퍼레이션’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물가가 7.5% 올랐음에도 14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럽 경제에 충격을 가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으로 자칫 심각한 경기침체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코로나 재확산 직격탄을 맞은 중국 역시 경기부양을 천명했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성장 전망치가 줄하향되는 가운데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평가를 받은 점도 달러에 호재로 작용했다. IMF는 ‘전쟁으로 퇴보한 세계 경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회원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췄다. 미국의 성장률 전망 하향 폭은 0.3%포인트로 유럽, 중국, 일본에 비해 낮았다.

전문가들은 강달러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통화 움직임이 각국 금융정책 방향, 경기 전망 등 펀더멘탈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도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연준의 긴축 자세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만성적인 무역 적자국인 미국은 강달러로 수입 물가를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면 다른 국가들은 통화 가치가 떨어져 인플레이션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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