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회장 설맞이 인터뷰] “빅테크 경쟁 조건 은행 조직 변화 우선”

입력 2022-01-24 19:00

빅테크 도전 속 생존전략, 올해 5대 금융지주 회장의 공통 과제다. 빅테크는 편리함과 친숙함을 내세워 금융소비자의 지갑을 빠르게 차지하고 있다. 핸드폰에서 늘 보던 포털사이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최대 경쟁력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규모의 경쟁에서 벗어나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속도전을 예고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빠른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금융시장 입지를 유지하고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본지는 빅테크와의 경쟁을 위한 주요 조건( ⓛ은행의 디지털 인력 충원 ②은행의 디지털 예산 확대 ③금융당국의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 ④은행 임직원들의 마인드)을 제시하고 우선순위 답변을 요청했다.

◇5명 중 4명 디지털 인력·마인드 제고 최우선 뽑아

대다수 금융지주 회장은 조직의 변화가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은행의 디지털 인력 충원을’,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은 ‘은행 임직원의 마인드’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금융당국의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를 첫 번째로 뒀다.

윤 회장은 디지털 인력 충원과 임직원의 마인드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규제 해소와 예산 확대는 후순위였다. 윤 회장은 “금융과 디지털을 고객 관점에서 잘 접목하고 신속하게 고객의 요구에 대응해 편리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인력의 확보와 임직원들의 디지털 마인드는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역량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이 금융과 잘 연계될 수 있는 인프라나 서비스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도 병행돼야 한다”라며 “혁신적이고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개선 지원도 필요하며, 이때 빅테크와 금융기관 모두가 공정하게 경쟁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도 디지털 인재 확보를 가장 중요시했다. 금융과 디지털 역량을 모두 가진 ‘양손잡이형 인재’를 디지털 시대가 원하는 인재상으로 꼽았다. 기존 직원들도 디지털 시대에 맞는 능력 전환(Talent Transformation)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기 위한 핵심은 환경과 체계를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 7월 ‘리부트(RE:Boot!) 신한!’이란 슬로건으로 그룹 최초 조직문화 대전환을 위해 모든 CEO가 한자리에 모여 ‘신한문화포럼’을 개최했다”라며 “이후 그룹 전사는 데이터 기반 업무프로세스 구축, 애자일 조직 도입, HR 디지털화(Digitalization)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과 손 회장은 임직원의 마인드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김 회장은 임직원 자세 변화와 함께 빅테크가 없는 오프라인 채널이란 강점을 활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오프라인 채널을 손님 중심의 옴니 채널로 탈바꿈하고, 금융의 전문성과 변화된 디지털 마인드로 무장한 직원들은 사람이 꼭 필요한 영역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은행의 디지털 인력을 충원하고자 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디지털 예산 또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병환 회장은 “빅테크, 핀테크 등 금융환경에 즉시 대응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절박함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조직 차원뿐만 아니라 개인 차원의 디지털혁신 마인드 강화는 절실하다”고 했다. 이어 “수평적이고 민첩한 애자일 조직 운영 등 조직문화 혁신과 디지털 전환(DT) 관련 지식 습득, 고객 요구사항 분석 및 해소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태승 회장은 기존 금융회사와 빅테크 사이에서 발생하는 규제 형평성을 먼저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손태승 회장은 “초개인화 맞춤형 서비스에 대한 고객 니즈 증가에 대응하고자 은행도 생활금융서비스 활성화 등 종합 금융플랫폼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현행 법령 내 신규서비스 제공에 대한 기존 규제와의 충돌 문제나 빅테크와의 공정경쟁 저해요소는 우선적 해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위기 속에도 성장은 계속” 실적 목표치 상향 설정

금융지주 회장들은 바이러스 시국, 국내외 경제 상황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성장 가도를 멈추지 않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보수적인 수치를 설정하더라도 ‘우상향’ 성장 기조는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윤종규 회장은 “코로나19 지속에 따른 건전성 관리 강화 등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해 고객지향 디지털 금융플랫폼 기반 및 업권별 시장 지위 강화로 KB금융그룹 전체적으로는 성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용병 회장 역시 “플랫폼 기반 ‘원신한(One Shinhan)’ 연결과 확장을 통해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그룹 내 협업은 물론, 외부 플랫폼과의 다양한 제휴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며 “철저한 고객 중심의 시너지 추진 원칙에 따라, 전 계열사가 업권 내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고객에게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내부 역량 강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태승 회장도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건전성 악화 가능성이란 불확실성이 있지만, 실물경제 회복세 등 기회 요인을 바탕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손 회장은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건전성 악화 가능성 및 코로나 전개양상에 따른 불확실성, 디지털·IT 경쟁 심화 등 불리한 요인 또한 상존하는 상황”이라며 “작년보다 개선된 성과를 달성하고, 디지털·IT 등 미래성장 경쟁력을 위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정태 회장과 손병환 회장 역시 작년보다 나은 실적을 올린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 회장은 “그동안 그룹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던 비은행 계열사의 기반 확보, 은행을 비롯해 그룹 전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 등에 대한 전산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중점 추진과제에 대한 투자와 미래 발생할 위험에 대비한 충당금 증가 등으로 인해 그룹과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소폭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했다.

손 회장은 “올해 목표치는 작년 수준으로 설정할 계획”이라며 “작년의 호실적에도 불구 올해는 코로나 19 지속,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 대출 부실화 등 경기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이익 성장률 목표치는 보수적으로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최소한의 수준으로 책정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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