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우유 소비 줄었다는데...우윳값은 왜 계속 오를까

입력 2022-01-1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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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경제학의 기본 원리입니다. 공급이 수요보다 많으면 가격은 하락하고, 공급이 수요보다 적으면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그런데 우유 가격에는 이런 기본 원리가 통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 전반적인 인구 감소와 취향의 변화로 인해 우유 소비는 매년 줄어들고 있지만 가격은 매년 오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공급이 줄어든 것도 아닙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국내 흰우유 1인당 소비량은 2018년 27킬로그램(kg)에서 2020년 26.3킬로그램으로 줄었습니다. 1991년 24.6킬로그램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죠. 하지만 원유(原乳) 값은 지난해 8월 리터(L)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이나 올랐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왜 그런 걸까요. 이유는 ‘원유가격 연동제(연동제)’ 때문입니다. 연동제는 원유 가격의 증감을 유가공업체에서 생산하는 우유의 가격에 반영하는 제도입니다.

연동제는 2013년 8월 낙농업계의 안정을 위해 도입됐는데요. 매년 통계청이 계산하는 우유 생산비 상승폭과 전년도 소비자 물가인상률을 적용해 원유 가격을 결정합니다. 이 가격은 매년 8월 1일부터 적용된다고 합니다.

연동제 도입 이전에는 낙농업계와 유가공업체가 원유 가격을 직접 협상했습니다. 이로 인해 가격 협상 과정에서 매번 극심한 갈등이 일어나기도 했죠. 이런 갈등도 연동제 도입의 근거가 됐습니다. 여기에 장기투자가 필요하다는 낙농업의 산업적 특성도 고려됐습니다. 또 생명체를 통해 생산되기 때문에 공산품과 달리 공급량을 조절하기도 어렵죠.

이런 이유들로 인해 연동제가 도입됐지만 최근에는 연동제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크게 부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단 원유가격 결정 과정에서 우유와 유제품을 실제 사먹는 소비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낙농진흥회 이사회는 이사 15명으로 구성됩니다. 정관에 따르면 이사 3분의 2인 10명 이상이 참석해야 이사회를 열 수 있는데 이중 생산농가 대표가 7명입니다.

가격 결정 과정에서 소비자의 의견이 반영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연동제가 낙농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오는 2026년부터는 미국·유럽산 치즈 관세가 철폐됩니다. 저렴한 수입 우유와의 경쟁이 격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업계 한 관계자는 “5년 뒤 관세가 없어지면 수입 우유가 대거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며 “연동제라는 안전망안에서 생산자 의견만 주장하면 결국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뉴시스)
▲(뉴시스)

정부도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연동제를 손본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그간 5차례 낙농산업 발전위원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이를 통해 용도별 가격차등제 도입 등 낙농산업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했는데요. 현재 원유는 용도를 구분하지 않고 쿼터 물량 201만t에 ℓ당 1100원의 가격을 적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음용유는 ℓ당 1100원을 유지한 187만t, 가공유는 이보다 낮은 ℓ당 900원에 31만t을 생산할 계획입니다. ℓ당 100원인 쿼터 외 물량은 4만t을 유지하게 됩니다.

아울러 낙농진흥회 개편도 추진합니다. 이사를 현재 15인에서 23인으로 늘려 생산자측 비중을 낮추고 이사회 개의 조건을 삭제해 전문가·중립인사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낙농산업 제도 개선안과 관련해 낙농생산자 단체, 유업계와 지속 협의하고 연내 유제품 유통구조 개선 관련 연구용역을 추진할 것”이라며 “낙농가 생산비 절감을 추진하고 프리미엄 국산 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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