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뗀 엔젤’ 빅토리아시크릿, 남심 아닌 투심 잡았다

입력 2021-12-3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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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 소식에 10% 넘게 급등
"3~5년 내 한 자릿수 중반대 매출 성장"

▲2017년 11월 20일 상하이에서 열린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현장
 (AP/연합뉴스)
▲2017년 11월 20일 상하이에서 열린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현장 (AP/연합뉴스)

수익 급감 등으로 한동안 고전하던 빅토리아시크릿이 자사주 매입 소식에 힘입어 10% 넘게 급등했다.

29일(현지시각) 빅토리아시크릿은 전일 대비 12.19% 오른 54.50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마빈 워터스 최고경영자는 “자사주 매입 계획은 우리 사업을 안정화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회사의 확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수감사절 연휴를 포함한 쇼핑 성수기에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빅토리아시크릿은 한때 ‘여성 언더웨어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을 받았다. 1995년 이른바 ‘엔젤’로 불리는 최상급 모델을 내세운 패션쇼를 론칭하며, 독보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 매년 9조 원이 넘는 돈을 벌었다.

하지만 그 상징은 독이 됐다. ‘엔젤’의 몸매가 지나치게 마르거나 풍만해 여성성을 왜곡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여기에 아마존 등 이커머스의 등장으로 매장에 가지 않아도 속옷을 살 수 있게 되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이로 인해 시크릿의 창업자인 레슬리 웩스너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고, 모기업인 L브랜즈는 지분 55%를 사모펀드에 넘기려고 했으나 코로나19여파로 매장 폐쇄가 이어져 불발됐다.

독자생존으로 방향을 튼 빅토리아 시크릿은 ‘플러스 사이즈’ 마네킹을 추가하고, 임산부나 보정 속옷 등을 선보이며 이미지를 재정비하고 있다.

올해 7월 열린 투자 간담회에서 마틴 워터스 CEO는 “우리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시대 변화를 읽어내지 못했다”며 “잃어버린 고객들을 되찾기 위해 ‘세계 최고의 여성 옹호자‘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향후 3~5년 내 한 자릿수 중반대 매출 성장을 목표로 설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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