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달러는 어디로 갔을까”...중국이 쓸어담은 달러의 묘한 ‘행방’

입력 2021-11-05 16:29 수정 2021-11-05 16:4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올 들어 9개월간 중국 무역 흑자 521조4000억 원

▲중국 은행들의 달러 예금액 추이. 출처 블룸버그
▲중국 은행들의 달러 예금액 추이. 출처 블룸버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의 달러 수입이 급증했다. 사상 최대 무역 흑자에다가 해외 투자자들의 중국 채권 매입이 급증하면서다. 미국 초저금리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부채질했다고 평가받는 ‘아시아 과잉저축(savings glut)’ 시기 이후 최대 규모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렇게 불어난 달러가 다 어디로 갔는지가 ‘미스터리’라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중국은 달러를 쓸어 담았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올 들어 9개월 동안 중국의 무역 흑자는 4400억 달러(약 521조4000억 원)로, 2015~2019년 평균 3360억 달러와 2020년 3250억 달러 대비 큰 폭 늘었다.

골드만삭스 추산 결과 9월 한 달간 달러 순유입액은 140억 달러로, 전달 55억 달러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연간 무역흑자가 6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07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벌어들인 소득이 많은 만큼 은행 잔고도 두둑해졌다. 은행 외화 예금액은 1조 달러를 조금 밑돈다. 코로나 봉쇄 조치로 해외 소비가 ‘강제’되면서 저축액이 더 늘어난 영향도 있다.

문제는 이렇게 대폭 증가한 달러가 어디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데 있다. 늘어난 달러에 비해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서다.

중국은 과거 막대한 흑자로 얻은 달러를 미 국채 매입에 투입해왔다. 이로써 세계 경제 차원에서 달러 순환이 이뤄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런 흐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달러가 다른 곳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일부가 시중 은행에 예금된 것으로 나타나지만 중국 국제수지표 상의 ‘오류 및 생략’ 항목으로 전체 달러의 소재를 파악하는 게 ‘미스터리’하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몇 가지 가능성을 제시한다.

기업들이 벌어들인 달러를 해외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중국 거시경제 담당자인 베키 리우는 “이는 흑자로 늘어난 달러 보유자가 민간 부분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 중국 기업들이 해외에 투자하거나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자금을 투입했을 수도 있다.

중국의 달러 흐름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중국에 넘치는 달러가 세계 경제 충격으로부터 중요한 쿠션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RBC캐피탈마켓의 아시아 환율전략 담당자인 앨빈 탄은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어떻게 재투입되는지 확인하기 어렵지만 중국 경제가 어떤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국제수지나 외채 문제가 거의 없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스타강사 '삽자루' 우형철 씨 향년 59세로 사망
  • 하이브 "뉴진스 홀대? 사실무근…부모 앞세워 여론 호도하는 구태 멈춰야"
  • 단독 정부 지원받은 영화…청각장애인 위한 '한글자막' 제작 의무화
  • 변우석·장기용·주우재 모아놓은 ‘권문수 컬렉션’…홍석천 보석함급? [해시태그]
  • 승자독식 구도…계속되는 경영권 분쟁에 기업·주가 몸살
  • '살해 의대생' 신상도 싹 털렸다…부활한 '디지털 교도소', 우려 완전히 지웠나 [이슈크래커]
  • "중소 업체·지방사업장 다 떠내려간다"…건설업계 불만 고조[PF 연착륙 대책]
  • '최강야구' 유희관, 287일 만에 모교 상대로 등판…2022년 MVP 품격 보여줄까
  • 오늘의 상승종목

  • 05.1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7,862,000
    • +1.92%
    • 이더리움
    • 4,144,000
    • +0.36%
    • 비트코인 캐시
    • 618,500
    • +0.81%
    • 리플
    • 710
    • -0.14%
    • 솔라나
    • 204,000
    • -0.34%
    • 에이다
    • 620
    • -0.16%
    • 이오스
    • 1,087
    • -1.72%
    • 트론
    • 177
    • -1.12%
    • 스텔라루멘
    • 147
    • -1.34%
    • 비트코인에스브이
    • 87,000
    • -0.97%
    • 체인링크
    • 18,760
    • -1.26%
    • 샌드박스
    • 589
    • -1.1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