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치적 수사와 균형감각

입력 2021-10-29 06:00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정치가 덮은 지 오래다. 한쪽에서는 대장동 수사가, 다른 쪽에서는 고발사주 수사가 한창이다. 법조계는 서로 다른 대선후보를 겨누는 칼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출범 1년을 채 채우지 못한 공수처는 정치적 균형을 잡으면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치적 편향성 우려를 해소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수 수사 경험이 부족한데다 핵심 피의자들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공수처의 발목을 잡는 요소가 됐다. 공수처는 손준성 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승부수는 무리수가 됐다. 애초 체포영장이 기각된 후 피의자 조사도 없이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공수처의 이례적인 행보를 두고 피의자의 방어권을 무시한다는 비판이 거셌다. 법원에서 기각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많았다.

사건 자체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어려운 사안인 데다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치면서 추가 더 기울었다는 우려도 나왔다.

예견된 대로 법원은 영장을 내주지 않았다. 오히려 손 검사가 출석에 응하지 않은 것은 피의자의 방어권 행사 범위에 들어간다는 법원 판단을 받게 된 셈이 됐다.

기각 사유에 '수사진행경과'가 언급된 점을 근거로 공수처가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결국 공수처는 정치적 중립성도 지키지 못한 채 인권 보호도 저버렸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이미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출되는 11월 5일 전까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될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윤 전 총장이 최종 후보로 결정될 경우 내년까지 이어지는 대선 국면에서도 고발사주 의혹은 결론이 나지 않은 채 이어질 전망이다.

향후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공수처가 촉박함을 덜어내고 인권 보호와 정치적 중립성, 실체적 진실 규명을 모두 확보하는 균형감각을 갖추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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