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어반브레이크' 장원철 대표 "미술놀이 '판' 깔아드립니다"

입력 2021-07-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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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만 출전? NO! MZ세대 감성 가진 작가라면 환영"

▲장원철 어반브레이크 대표가 22일 서울 동작구 이투데이 사옥 1층 테라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장원철 어반브레이크 대표가 22일 서울 동작구 이투데이 사옥 1층 테라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아트프로젝트, 미디어 월, 아트카, 유튜브 스튜디오….'

28일 개막한 '어반브레이크 2021'가 다양한 볼거리들을 들고 관객을 만나고 있다. 아트페어라고 보기엔 다소 비영리적(?)인 행사들로 가득하다. 참여 작가에게 부스 참여비를 받는 대신 지원금까지 내준다.

"예술 놀이터니까요." 최근 서울 동작구 이투데이 사옥에서 만난 장원철 어반브레이크 대표는 '어반브레이크'를 시끄럽게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누구라도 이 안에서 즐길 수 있고, 즐겨야만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훗날 전 세계 아티스트들이 '어반브레이크'를 위해 백팩 하나 메고 서울행 티켓을 끊는 걸 장 대표는 상상하고 있었다. 그는 "이 안에서 서로 교류하고 놀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한 껏 기대감을 보였다.

장 대표의 상상은 현실이 되고 있다. 개막 사흘 만에 2만여 명의 관객이 예술놀이터를 경험했다. 거리두기 방침으로 코엑스 한 홀 수용 인원이 1250명만 가능한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다.

"어반브레이크는 아트페어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요. 하지만 분명 아트페어의 역할도 있죠. 다만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어요. 예술이 좀 더 쉽고 내 삶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말이죠. 미술에 관심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이 '확장'이란 꿈을 가지고 관심을 가져 주신 결과라고 생각해요."

▲장승효 작가의 '아트카' 전시. (사진=어반브레이크)
▲장승효 작가의 '아트카' 전시. (사진=어반브레이크)

장 대표의 본래 정체성은 IT기업 대표다. 미술 전공자가 아닌 그가 꾸려나가는 아트페어는 기존의 아트페어와 차별돼야만 한다. 그림을 파는 '아트마켓'의 기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술 시장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 보여줄 수 있는 플랫폼의 기능까지 겸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저는 융합과 확장에 제일 많은 관심이 있어요. 새로운 서비스와 콘텐츠로 가기 위한 길이기 때문이죠. 단순히 그림 파는 공간이 아니길 바랐어요. 문화예술, 미술이라는 영역에서 확대되고 다른 산업군의 크리에이티브들이 모여서 시너지가 일어나는 공간이 되어야 했죠."

'MZ세대'만 이 페어에 참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MZ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갤러리와 아티스트, 그리고 브랜드라면 환영이다. 장 대표는 '어반브레이크'가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리는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와 같은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잘나가는 40대 한 작가가 '어반브레이크는 20~30대 젊은 작가들이 나가는 데라 제가 나가며 욕먹어요'라고 말했대요. 절대 아니에요. 여기는 영아티스트들의 페어가 아니라, 젊은 트렌드를 선도하는 작가들이 나올 수 있는 곳이에요. "

'어반브레이크'라는 브랜드가 처음 알려지게 된 데엔 거리 예술가 뱅크시가 있다. 장 대표는 지난해 작품 하나에 수백억 원에 팔리는 뱅크시의 원화 4점을 국내에 처음 들여왔다. 뱅크시와 관련해 '미쳤다'는 소리를 들은 일화도 있다.

▲지난해 '어반브레이크'에서 벌인 'Hello. my name is' 퍼포먼스. (사진=장원철 대표)
▲지난해 '어반브레이크'에서 벌인 'Hello. my name is' 퍼포먼스. (사진=장원철 대표)

"관객들이 'Hello. my name is'라는 스티커에 자신의 이름을 써서 뱅크시의 원화 옆에 붙이는 퍼포먼스를 하자고 제안했어요. 모든 스태프들, 미술 시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미친 짓'이라고 했죠. 사고가 나면 어떻게 보상할 거냐고 하더라고요. 저는 퍼포먼스가 중요하다는 생각이었어요. 스티커를 주변에 붙임으로써 나와 그 작품의 인연이 만들어지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 있을까요?"

미술 비전공자인 장 대표는 미술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정보를 전달하는 트렌드 세터의 역할은 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지금 세대들은 새로운 발상, 문화, 행동을 펼쳐나가고 있는데, '우리 때는 이랬다'며 '라떼론'을 펼치는 순간 미술과 젊은 세대 간의 거리만 넓어질 뿐이기 때문이다.

"계속 시도를 해야 해요. MZ세대나 다른 세대와 소통하는 방식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시도를 계속할 생각이에요. 멈추는 순간 미술은 정체되고, 그들만의 리그가 될 거예요."

장 대표는 "어반브레이크에 참여하는 작가들이 어느 대학에 나왔는지 모르고, 별로 관심도 없다"고 강조했다. "처음 미술시장에 들어왔을 때, 그 작가는 어느 대학 출신이고, 어디로 유학을 다녀왔는지 가장 먼저 묻더라고요. 그 얘기가 싫었어요. 저는 별로 관심 없거든요. 어반브레이크의 참여하는 모든 작가들을 그들의 작품만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래서 작가들의 작업실에 가는 게 제 새로운 취미가 됐어요."

▲장원철 어반브레이크 대표가 22일 서울 동작구 이투데이 사옥 1층 테라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장원철 어반브레이크 대표가 22일 서울 동작구 이투데이 사옥 1층 테라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장 대표가 '어반브레이크'로 벌어들인 수익은 없다. 오히려 사비를 털어가며 어반브레이크라는 브랜드를 공고히 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그는 "아트 페스티벌의 주최자로서 새로운 소통 방식을 이해하고, 작가들과 함께 고민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했다.

"얼마 전 츄파츕스에서 연락이 왔어요. 함께 하기로 했죠. 츄파츕스 로고를 살바도르 달리가 만들었대요. '어반브레이크'랑 맞아요. 작가 스스로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기 윈한다면, 제가 판 깔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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