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발자국 지우기 2050] 'E' 없이 인류 미래 없다...그린오션이 바꾼 경제 판도

입력 2021-06-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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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E' 없이 인류의 미래 없다

각국 환경 규제 강화...전 산업 경영 패러다임 바뀌어

그린오션이 세계 경제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세계 각국이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반도체부터 자동차, 전자, 금융, 식품에 이르기까지 전 산업에 걸쳐 경영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기업들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지속 가능 경영의 핵심에 두기 시작했고, 특히 ‘E(환경)’에서 미래를 찾고 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최근 국제해운회의소(ICS)는 세계 각국 정부에 새로운 탄소세를 부과하는 정책 도입을 촉구했다. 해운업이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까지 해운업계의 배출량을 2008년 대비 70% 감축하라고 지시한 영향이다.

가이 플래튼 ICS 사무총장은 “전 세계 협조 만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며 “각국이 거둔 세금은 선사가 새로운 기술 투자를 하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ESG 위주로 투자 포트폴리오 재편

금융투자업계에선 대기업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들은 ESG 경영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수정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과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최근 파트너십을 맺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기업에 6억 달러(약 6777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초기 투자 대상은 전기·자율주행차와 배터리, 에너지 업종이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고, 씨티그룹은 웰스파고와 함께 2050년을 목표 달성 시기로 삼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 등 미국 월가를 호령하는 글로벌 금융사들도 잇달아 탄소 중립 정책에 동참하며 판을 키우고 있다.

석유업계, 원료 공정 단계부터 재정비

탄소 배출과 직접 연관된 석유·가스업계는 원료 공정 단계부터 노력하는 모습이다. 최근 저탄소 사업부를 신설한 옥시덴탈페트롤리움은 4월 바이오 에틸렌을 생산하기 위해 탄화수소 원료를 사용하는 대신 인공 이산화탄소를 사용하는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이 공장은 사내 벤처캐피털 부서와 생명공학 스타트업이 협업해 공동 개발한 것으로, 2022년 가동 예정이다. 회사 측은 “과거 바이오 에틸렌은 사탕수수로 만든 바이오에탄올에서 추출했지만, 새로운 기술을 통해서는 이산화탄소와 물, 빛으로 생산할 수 있어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석유업체 BP는 미국 최대 유전인 텍사스와 뉴멕시코 유전에서 2025년까지 천연가스에 대한 일상적인 플레어링을 중단하기로 했다. 통상 석유업체는 수익성 높은 석유를 시추한 후 발생하는 가스 부산물을 태우는 플레어링 작업을 한다. 이는 부산물 처리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탓인데, BP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13억 달러를 투자해 별도 파이프라인을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아마존과 비자, 펩시, 하이네켄, 알래스카항공 등 다양한 분야의 49개사가 기후협약에 서명하고 2040년까지 탄소 중립을 합의하는 등 전 세계 기업들의 ESG 경영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한국도 세계 흐름에 동참

한국도 세계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올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의 설문조사를 통해 국내 기업 대응 현황과 주력산업 전망을 발표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선진국을 10점으로 볼 때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7점과 4점을 받았다. ESG 대응 수준이 높다고 평가된 국내 기업은 SK와 LG화학, 삼성전자, KB금융 등이다. 해외 기업 중에선 마이크로소프트(MS)와 테슬라, 애플, 파타고니아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해외 기업은 IT 업종 위주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국내 기업은 철강과 정유, 제조업, 금융업 등 여러 산업에 걸쳐 고르게 분포됐다. 전경련은 글로벌 ESG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선 투명하고 일관된 평가체계를 수립하고 인센티브 마련, 한국형 평가지표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영 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기업의 재무적 성과 외에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의 비재무적 성과에도 시장은 크게 반응하고 글로벌 ESG 기조가 확산하고 있다”며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은 물론, 내수 기업의 활동에도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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