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잇는 ‘오너 리스크’에 유통가 긴장감 고조

입력 2021-05-31 15:06 수정 2021-05-3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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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비위 행위 주가 하락ㆍ불매 운동 등으로 확산할 수 있어 노심초사

유통업계가 최근들어 잇따르는 '오너 리스크'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오너 리스크'는 재벌 회장이나 대주주 개인 등 오너(총수) 잘못된 판단이나 불법 행위로 기업이 피해 입는 것을 뜻한다. 사내에서 독점적인 지위와 권력을 갖고 있는 이들을 회사 차원에서 '관리'하기란 어렵다. 또 오너의 행동이 기업 이미지 추락과 주가 하락, 불매 운동, 심지어 기업 매각까지 불러일으키며 막대한 피해로 직결된다는 특징이 있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연합뉴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연합뉴스)
사모펀드에 팔리며 57년 역사를 마감한 남양유업은 '오너 리스크'에 휘청인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2013년 이른바 '대리점 갑질 사태'로 휘청이기 시작한 남양유업에 2019년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사건이 터지며 꺼진 줄 알았던 불매 운동에 다시금 불을 붙였다.

홍 전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는 최근 회사 비용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보직해임됐다.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가 회사 매각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긴 했지만 수년간 쌓여온 오너 일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회사 매각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출처=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출처=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수시로 개인 SNS에 글을 올리며 연예인급으로 맹활약해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최근 게재한 게시물 문구가 논란을 빚으며 구설에 올랐다.

정 부회장은 지난 25일과 26일 인스타그램에 연이어 음식 사진을 올리며 "미안하다, 고맙다"는 코멘트를 달았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 사이에선 정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세월호 희생자 관련 발언을 따라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문 대통령이 과거 대선 후보 시절 팽목항을 찾아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 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1천만 촛불이 됐다. 미안하다. 고맙다"고 쓴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당시 정치권에선 사고로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는데 고맙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28일 게시물은 논란을 더 키웠다. 정 부회장은 소고기 사진과 함께 "너희들이 우리 입맛을 다시 세웠다. 참 고맙다"고 적었다. 이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6년 세월호 분향소에서 "너희들이 대한민국을 다시 세웠다. 참 고맙다"고 쓴 것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신세계 계열사 제품을 불매해야 한다는 반응까지 나오자 정 부회장은 코멘트를 일부 수정했다. 30일 게재한 음식 사진에는 "thank_you, jang_eo"라고 썼다.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 (연합뉴스)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 (연합뉴스)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은 보복운전으로 차량을 파손하고 상대 운전자를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구 부회장은 구인회 LG 창업주의 3남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장남이자 아워홈 최대주주다.

구 부회장은 3월 특수재물손괴ㆍ특수상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은 진행 중이다. 그는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에서 차량을 운전하던 중 다른 차량이 차선을 변경해 끼어들자, 이를 앞질러 급정거해 사고를 낸 후 현장에서 도주했다. 이후 피해 차량 운전자가 차를 막아서자 차량으로 밀어붙여 다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변론은 지난달 마무리됐고 다음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밀려난 장남 신동주(가운데)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연합뉴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밀려난 장남 신동주(가운데)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연합뉴스)

롯데그룹 역시 오너 리스크를 안고 있다. '형제의 난'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서다.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롯데홀딩스 이사직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도쿄지방법원이 "신 회장이 한국법에 따라 형사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롯데홀딩스는 해당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이사로 선임했으므로 결격 사유가 없다"며 신동빈 회장 손을 들어줬다. 다만 신동주 회장 측이 즉각 항소 의지를 밝히며 분쟁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회가 점차 투명해지며 오너의 한 마디가 즉각적으로 소비자에게 영향을 주는 시대"라며 "'공정성'에 민감한 MZ세대가 소비 주체로 떠오른 만큼 SNS 등 개인 영역에서도 지금까지와 다른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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