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기술동맹 지렛대는 기업의 힘이다

입력 2021-05-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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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안보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경제와 산업, 첨단기술의 동맹으로 진화하는 계기가 됐다. 안보 차원을 넘어 포괄적 파트너십을 강화키로 함으로써 우리 국익을 위한 결실을 맺은 것은 기대 이상이다.

양국은 광범위한 첨단기술 협력에 합의했다. 반도체와 배터리를 비롯, 의약품과 5G·6G 네트워크 기술, 바이오 등 헬스케어, 전기차와 관련된 청정에너지, 우주기술, 원자력발전소 기술 공유와 협력을 다짐했다. 미국이 가장 절실한 분야이고, 한국은 최고의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당면 과제인 코로나19 백신의 직접 지원이 한국군 55만 명에 그쳤고, 우리가 추진했던 ‘백신 스와프’의 진전은 없었지만, 한국을 글로벌 백신 허브로 삼는다는 합의의 의미는 크다. 미국 모더나와 우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노바백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공동개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 등 관련 대기업들은 모두 394억 달러(44조 원)의 대규모 대미 투자계획을 내놓았다. 첨단산업·기술의 공급망 재편에 나선 미국과 공동보조를 취하고, 기업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주도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 또한 절실하게 한국의 기술 역량이 필요한 분야들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 기업 투자에 여러 차례 감사표시를 한 이유다.

미국은 첨단기술에서 가장 앞서 있고 산업의 세계표준을 주도한다. 미국과의 결합은 우리 기업들이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은 경제와 산업, 기술에서 중국을 봉쇄하겠다는 전략이고, 그것이 우리 경제에 복합적인 파장을 가져오고 있는 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미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공급망 질서에 한국이 핵심 파트너로 대우받고 있는 것은 우리 기업이 갖는 경쟁력의 힘이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미국과의 경제와 기술동맹에 대한 방향이 뚜렷해졌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입지가 어려워지고 있지만, 글로벌 패권전쟁은 더 이상 안보와 경제가 따로갈 수 없는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기업들은 미국과의 연대가 강화할수록 중국의 반발과 견제로 인한 ‘차이나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그렇다 해도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잘 살리면 공급망의 핵심 역할을 통해 기회를 만들고, 중국과의 협상력을 키우는 레버리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한미 관계에서 우리의 이익을 어떻게 극대화할 수 있느냐다. 이번 경제·기술동맹으로의 진전을 이뤄낸 기업들에 답이 있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곳들이다. 앞으로의 어려움도 이들이 가장 잘 헤쳐나갈 것이다. 기업들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고, 정부가 그것부터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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