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 반도체’ 전략, 지원보다 급하고 중요한 것

입력 2021-05-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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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3일 ‘K 반도체’ 전략을 내놓았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종합대책이다. 정부는 이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K 반도체 전략 보고대회’를 열고 종합 반도체 강국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와 민간이 손잡아 2030년까지 반도체 가치사슬의 거점을 잇는 ‘K 반도체 벨트’를 구축하고, 기업투자 촉진을 위해 세제·금융·인프라·인력 등을 집중 지원한다는 게 골자다. ‘K 반도체 벨트’는 용인을 중심으로 서쪽의 판교와 기흥·화성·평택·온양·천안을, 동쪽으로 이천·청주·괴산을 연결해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첨단장비 및 패키징 플랫폼, 팹리스(설계) 밸리를 조성하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업이 10년간 510조 원 이상을 투자한다. 정부의 다각적 지원 대책이 망라됐다. 연구개발(R&D) 투자의 40∼50%, 시설투자 비용 10∼20%의 세액공제와 함께, 2023년까지 1조 원 이상의 설비투자 특별자금 지원, 제조시설 규제 개선, 용수 및 전력 등 기반시설 지원, 10년간 반도체 인력 3만6000명 양성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반도체가 우리 수출의 20%가량을 떠맡으면서 경제 버팀목으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삼성의 기술 초(超)격차를 바탕으로 메모리 분야 세계 최고 자리를 지켜왔지만,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이 국가안보 차원에서 반도체 주도권 전쟁을 벌이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반도체 위기는 한국 경제의 심각한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반도체 산업의 적극 지원에 나서기로 한 것은 다행스럽다. 경제계도 환영한다. 계획대로 추진되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급망이 국내에 갖춰질 수 있다.

정부가 다양한 지원 대책을 내놓았지만 결국 성패는 기업들의 투자가 얼마나 활성화하고 속도감있게 진행되느냐에 달려 있다. 정책의 장기적이고 안정된 실행이 중요하고, 기업들의 지속적이면서 과감한 투자를 이끌어내려면 체감할 수 있는 경영 환경의 개선과 미래 불확실성 해소가 전제돼야 한다. 지금 기업 환경은 어느 때보다 나쁘다. 정부·여당은 그동안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입법만 쏟아 냈다. 공정경제 3법, 중대재해처벌법 등을 비롯해 노동 관련법 등 셀 수 없이 많은 규제가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더 절실하고 시급한 문제는 기업이 현실적으로 당면한 애로와 투자 걸림돌부터 제거하는 일이다. 삼성의 평택공장만 해도 민원에 붙들려 송전선 문제를 해결하는 데 5년이 걸려 건설에 큰 차질을 빚었다. 무엇보다 치열한 반도체 전쟁의 와중에서 삼성의 전략 수립과 투자 결정, 기술개발 등을 진두지휘해야 할 이재용 부회장이 옥중에 갇혀 심각한 리더십 부재(不在)의 위기 상태다.묶여 있는 기업 손발부터 풀어주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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