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히면 죽는다” 젠더 갈등에 불똥 튄 GS25

입력 2021-05-03 09:44 수정 2021-05-0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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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ㆍ미스터피자 꼴 날라 ‘전전긍긍’

(GS25 SNS 갈무리)
(GS25 SNS 갈무리)

젠더 갈등에 GS25가 도마에 올랐다. 가맹점주의 아르바이트 채용 조건에 ‘페미니스트가 아닌 자’를 내걸어 뭇매를 맞더니 이번에는 남혐 논란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남양유업이나 미스터피자 사례처럼 불매운동 대상이 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다른 유통업체들도 광고물 제작에 우려할만한 상황이 없는지 검토하며 불똥이 튈까 우려하고 있다.

◇ GS25, ‘오또케오또케’ 여혐 논란 후 이번엔 캠핑 행사 남혐 도마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GS25가 5월 한 달간 진행키로 한 캠핑 행사상품 구매 이벤트 홍보 포스터를 돌연 삭제했다. 문제의 발단은 1일 GS25 SNS 계정에 ‘캠핑가자 Emotional Camping Must-have Item’ 이벤트 포스터가 공개되자 일각에서는 손 모양의 일러스트가 남성 혐오(남혐)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는 해당 포스터의 손 모양이 남성을 혐오하는 표현으로 쓴다고 주장했다. 손 끝에 소시지 일러스트가 있는데다 영문 표현의 ‘al g e m’을 거꾸로 하면 메갈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메갈은 남성 혐오자 등을 뜻하는 것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알려져 있다.

이슈가 되자 GS25는 즉각 손 모양을 없앤 포스터로 수정해 게재했지만 논란은 또 커졌다. 이번에는 수정된 포스터 하단의 달과 별 3개 모양이 대상이 됐다. 해당 이미지는 서울대학교 여성주의 학회인 관악 여성주의학회 마크를 뜻한다는 주장이 나와서다.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GS25 이벤트 내용과 항의 글이 늘어나자 회사 측은 또다시 달과 별도 없앴다. 하지만 GS25의 SNS 공식 계정에 댓글로 ”네, 안가요”, “브브걸때문에 GS25만 갔었는데.. 이제 안 갈 거 같아욥”, “불매 운동을 벌이겠다”라는 항의 글이 쇄도해 이마저 삭제되고 말았다.

GS25는 불매운동으로 번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2일 청와대 국민소통 광장에는 ‘GS25의 군부대 PX 계약을 전면 철회해주십시오’라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GS리테일은 지난 2010년 부터 해군과 계약을 맺고 군부대 내 227개의 PX를 독점운영하고 있다. 2015년에 이어 지난 2020년에도 GS25낙찰받아 2025년 6월까지 운영권을 보장받았다. 현재 육군 PX는 민영화가 되지 않았다.

GS25가 젠더 갈등에 포화를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이 업체는 서울 노원구의 한 가맹점이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에서 ‘페미니스트가 아닌 자’를 지원 자격으로 내걸어 논란이 됐다. 아르바이트 공고문에는 ‘소극적이고 오또케오또케 하는분, 명절이나 집안일로 자주 빠지시는 분은 지원하지 말라’고 쓰여 있었다.

‘오또케오또케’는 여성이 급한 상황에서 ‘어떡해’만 반복해 외친다는 의미로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알려져 있다. 온라인에서는 성차별이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해당 공고는 곧바로 삭제됐고, GS리테일 본사와 해당 가맹점주가 잘못을 인정하며 일단락됐다.

(사진출처=뉴시스)
(사진출처=뉴시스)

◇ 갑질 논란에 노재팬에…유통가 불매운동 잔혹사

유통가 불매운동은 2013년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폭언을 하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불매운동 대상이 된 남양유업이 대표적이다. 영업사원이 사표를 내고, 회사는 사과문을 내면서 원만하게 마무리되는 듯 했지만, 회사 측이 대리점주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대리점주들이 본사 직원이 떡값을 요구하는 녹취록과 이를 송금한 내역까지 공개하면서 대대적인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이듬해에는 16년 만에 매일유업에 매출과 시가총액을 추월당하면서 1위 우유회사 타이틀도 뺏긴 후 부진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불매운동 여파로 2016년 1조2393억 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9536억 원으로 줄었다. 최근에는 또 발효유 '불가리스'가 코로나19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고 발표했다가 거센 비난에 처했다.

2015년부터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미스터피자 역시 불매운동의 타격이 컸다. 이 업체는 2015년 가맹점주 100여 명이 매출의 4%에 달하는 광고비가 부당하다고 항의했다가 가맹점이 해약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어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술에 취한 상태로 가맹점에 들러 건물 경비원을 폭행해 입건되는 사건까지 벌어지며 불매운동에 불이 붙었다.

노재팬에 직격탄을 맞은 일본 맥주와 의류 업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롯데아사히주류 매출은 173억 원으로 전년(623억 원)대비 72% 감소했다. 불매운동 전인 2018년(1248억 원)과 비교해서는 86%나 줄었다. 2018년 110억 원이던 흑자는 2019년 영업적자 이후 지난해도 손실을 이어갔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5746억 원으로 41%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29억 원으로 전년 대비 7배 늘었다. 불매 운동 초반 일본 기업으로 오해받았던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훼밀리마트를 이어받은 CU는 일본과 관련이 없다는 점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사 입장에서는 논란의 중심에 서면 긴장할 수밖에 없다”면서 “통상 광고물은 외주 제작하는데 논란이 될 여지가 있는 부분은 없는지 일일이 재점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갑질이나 일본 기업 논란 등 사회적 이슈와 달리 최근 편의점의 젠더 논란은 관리 소홀에서 비롯된 부분이 있다”면서 “광고물 등을 꼼꼼하게 체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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