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돈 내고 덜 받았다는 말인데...

입력 2008-12-1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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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최철국 의원실, 주유기에 온도보정장치 장착 의무법안 발의

-지경부 "외부온도와 무관" vs 최의원 측 "최대 3도 차이"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구입시 온도 차이에 따른 부피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가 곧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7년부터 온도에 따른 부피 변화로 인해 '석유제품 거래시 정량의 유류를 받지 못한다'는 의혹이 제기됐었고 이를 보정하는 방식의 관련법 개정이 10여년 만에 국회에서 본격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와 석유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최근 발의됐다. 이 개정법률안이 통과될 경우 6개월 경과한 날부터 시행돼 이르면 내년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개정법률안은 정유사 및 주유소 등이 석유제품을 판매·인도할 때 온도와 압력차이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판매·인도량의 측정 오차를 바로 잡기 위해 보정계수나 보정장치 등 적정성 확보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개정법률안에 따르면 ▲정유사·주유소에 온도와 압력차이로 발생하는 측정오차를 바로잡기 위해 석유제품 판매량 측정의 적정성 확보조치를 취하도록 했으며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에 필요한 지원과 소속공무원의 검사를 지시 할 수 있고 ▲위반자에 대한 시정명령 조치와 벌칙조항 등의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또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과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왜 기름이 새나?

현재 휘발유, 경우 등 석유제품을 거래할 때의 기준온도는 15℃로 1℃가 변할 때마다 휘발유는 0.11%, 등유는 0.10%, 경유는 0.09% 부피가 증가 또는 수축하게 된다.

그러나 기후 특성 상 기준온도에 의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즉 여름철이면 팽창한 기름으로 기준 온도 때 거래되는 부피보다 적은 양의 기름이 차량에 들어가게 돼 소비자들은 손해를 본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출고기준 15℃에서 온도가 10도 오를 경우 한달간 휘발유 220ℓ를 쓰는 소비자는 2.42ℓ를 덜 받는 셈이다. 이를 ℓ당 1400원으로 환산하면 한 달 30만8000원의 기름을 넣어 3360원을, 연간 29.04ℓ, 4만660원 가량을 손해보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온도가 더욱 올라가는 여름철에는 손해금액이 더 커진다.

민주당 최철국 의원은 지난 10월 지경부 국정감사에서는 이 같은 문제점을 제기하며 '정유사의 일관성 없는 유류거래 방식' 때문이라는 지적을 한 바 있다.

국내 정유사가 원유도입 및 수출, 비축유 거래, 공공기관 등 대량 수요처 공급시에는 온도에 따른 기름부피 보정을 100% 실시하면서도 일선 주유소에는 동일한 방식으로 거래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철도청, 군부대 등 대규모 수요처와는 온도보정 계수를 활용해 거래하고 있음에도 일선주유소와는 온도보정계수를 활용하고 있지 않다는 게 최 의원측 지적이다.

최철국 의원 측은 "국내 정유사가 대량수요처 공급시에는 온도 보정을 100% 실시하면서 일선 주유소에는 동일한 방식으로 거래하지 않고 있다"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주유기에 온도 보정장치 장착을 의무화할 수 있게 돼 온도상승에 따른 부피팽창으로 기름을 덜받게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측은 또 "개정법안이 내년 중 통과돼 시행될 수 있도록 정부 및 국회 상임위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뭐 했나?

지경부는 이같은 의견이 제기될 때마다 그동안 여름에는 온도가 높고 겨울에는 낮아지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설명해 왔다. 즉 여름에 손해를 봤다면 온도가 낮은 겨울에는 부피가 줄어들기 때문에 오히려 이득을 보고 있어 1년을 놓고 보면 이득도 손해도 없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는 주유소의 기름 저장탱크 온도가 15℃로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어 소비자가 피해보는 일은 없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이 같은 지경부 주장은 현장에 한 번 나가보지 않고 나온 '전형적인 탁상행정 사례'라는 게 최 의원 측 지적이다. 특히 소비자가 1년 내내 석유제품을 구입하지 않기 때문에 여름철과 겨울철의 온도 보정이 자연스럽게 가능해진다는 것 역시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

지경부는 지난 10월 최철국 의원이 국감에서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한 후 10월말과 11월말 주유소 실태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 전에도 정례적으로 지경부, 석유공사, 정유사, 주유소로 구성된 유통구조실무 작업반이 실태조사를 실시해 왔다고는 하지만 최철국 의원 측의 주장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만약 제대로 주유소 실태조사를 시행했다면 이같은 문제점을 그냥 넘기지는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로 최철국 의원실이 지난 10월1일 주유기 검정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기기유화시험연구원에 의뢰해 서울·인천 지역 19개 주유기의 토출온도(기름이 나오는 순간의 온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9개 전체 주유기의 토출온도가 외부 온도(24~25℃)보다 불과 2~3℃ 낮거나 최대 3℃까지 높게 조사됐다는 것이다.

이는 외부온도에 상관없이 주유기 토출온도는 국제기준온도(15℃)로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지경부 주장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최철국 의원 측은 "온도보정 문제가 지난 10여년간 꾸준히 제기돼 왔음에도 지경부가 현장조사 한 번 하지 않고 수수방관해 왔다"며 "도시가스사업법에 계량의 적정성 확보 의무를 명시해 둔 것처럼 석유제품 판매량 측정의 적정성 확보 의무 조항을 석대법에 명시, 소비자 피해를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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