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용보험 거덜났는데 실업급여 폭증

입력 2021-02-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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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가 21만2000명으로 통계작성 이래 역대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1383만5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5만1000명 증가하는 데 그쳐 2004년 2월(13만8000명) 이후 17년 만에 가장 적었다. 장기 불황에 코로나19 충격이 덮쳐 비자발적 실업자가 급격히 늘어난 반면 새로 직장을 구한 사람들이 크게 줄었다는 의미다.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8일 발표한 1월 노동시장동향 조사 결과다. 실업급여 신청자는 2019년 8만∼9만 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발생한 작년 1월 17만4000명으로 급증했고, 이후 12월 10만8000명이었다가 올 들어 다시 21만 명 이상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폭은 작년 9∼11월 30만 명대였으나 12월 23만9000명으로 줄고, 올해 1월 다시 급감했다. 질 좋은 일자리인 제조업 가입자는 1만3000명 줄어 2019년 9월 이후 계속 감소세를 보였다. 서비스업이 14만2000명 늘기는 했지만,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업에서 5만4000명 줄어 1997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1월 실업급여 지급액도 9602억 원으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가장 많았던 작년 7월 1조1885억 원보다 줄었으나, 11월 9138억 원, 12월 9566억 원으로 계속 1조 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2020년 전체 지급액은 11조8507억 원으로 2019년의 8조913억 원에 비해 46.5% 폭증했다.

실업급여 재원인 고용보험기금은 이미 바닥났다. 이 기금은 고용보험료로 조성된다. 현재 보험료율은 근로자 월급여의 1.6%로 사업주와 근로자가 절반씩 부담한다. 2003년 보험료율은 0.9%였으나, 2011년 4월 1.1%, 2013년 7월 1.3%, 2019년 10월 1.6%로 계속 높아졌다.

기금은 2012∼2017년 동안 흑자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2018년 8082억 원 적자로 돌아서 2019년 적자규모가 2조877억 원으로 커졌고, 작년에는 7조9389억 원(국회예산정책처)의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실업급여 지출을 위해 지난해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4조6997억 원을 빌려 썼다. 올해도 3조2000억 원을 추가로 빌릴 예정이다.

결국 정부는 고용보험료율을 인상해 적자를 메우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올해 보험료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에 따른 실업 증가로 실업급여의 지출 확대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밑 빠진 독이 된 고용보험기금의 효율과 재정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한 근본적인 고민이 안 보인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보험가입자를 늘리고 기금을 튼튼히 하는 것이 근본 해법인데 정부의 기업 규제와 노동정책은 계속 거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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