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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냐 공중보건이냐”…스위스, ‘코로나19 봉쇄’ 국민투표에 부친다

입력 2021-01-15 17:14

스위스 시민단체, 8만6000명 서명 모아 정부 전달…이르면 6월 국민투표
여론조사서 과반 “개인 자유 제한 우려”…3분의 1은 “식당 영업제한 과도”
헌법의 친구들 “비상사태 선례 남기지 않도록 싸울 것”

▲스위스 취리히의 다리 위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 추모 집회를 위해 886개의 촛불을 켜고 있다. 취리히/로이터연합뉴스
▲스위스 취리히의 다리 위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 추모 집회를 위해 886개의 촛불을 켜고 있다. 취리히/로이터연합뉴스
스위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 봉쇄 조처를 국민 투표에 부친다. 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처에 대해 자국민에게 투표로 의견을 묻는 것은 스위스가 처음이다. 정부가 공중 보건을 위해 개인의 자유를 축소할 수 있는지가 여론 심판대에 오른 것이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위스 시민단체인 ‘헌법의 친구들(Friends of the Constitution)’은 코로나19 대책법 폐지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3개월 동안 8만6000명의 서명을 모아 연방 정부에 전달했다. 스위스에서는 석 달마다 연간 총 4차례의 국민투표가 실시된다. 공지 시점으로부터 100일 이내에 5만 명 이상의 서명이 있을 경우, 연방 법률이나 정책 관련 사안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 대책법 관련 국민투표는 이르면 6월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 결과는 향후 연방정부의 정책에 반영될 예정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유럽 전역에서는 시민권 논쟁이 촉발됐다. 특히 개인의 권리가 중시되고 정부 권력이 법에 따라 첨예하게 규정되는 스위스에서는 갈등이 두드러졌다. 스위스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주변국의 반대에도 연말연시 스키장 운영을 강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개인의 자유를 우선하던 스위스도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자 ‘재봉쇄’카드를 꺼내 들었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전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달 18일부터 재택근무를 의무화하고, 비필수 상품을 판매하는 상점의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개인 시위나 5인 이상 모임도 제한된다. 작년 12월부터 적용 중인 식당과 문화·스포츠·레저 시설 운영 중단은 2월 말까지로 연장했다.

이러한 조처는 지난해 9월 스위스 의회가 승인한 코로나19 대책법을 근거로 하고 있다. 당시 의원들은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점포 운영 일시 중단 관련 법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해당 법안을 통과시켰다. 스위스는 입법 전에도 비상 칙령을 통해 시민들의 생활을 제한할 수 있었지만, 엄격한 시간 제한이 있는 데다가 의회의 감시를 받아야 했다.

법안이 통과되자 개인의 자유 침해라는 반발이 커졌다. 스위스 공영방송 에스에르에프(SRF)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5%가 정부 조치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답했다. 심지어 전체 조사 대상자의 3분의 1은 식당과 술집의 영업시간을 밤 11시까지로 제한하는 조처가 과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코로나19 대책법의 국민투표를 추진한 ‘헌법의 친구들’은 향후 비상사태에 대한 선례가 설정되지 않게 하려고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의 간부인 크리스토프 플루거는 “단순히 객관적인 차원에서 바라보자면 코로나19 대책법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며 “하지만 이것은 더 큰 퍼즐의 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부가 대유행을 이용해 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민주주의가 약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접근 방식은 중대한 장기적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주권자의 의지 없이는 위기관리도 없다는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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