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글로벌 유통업계 무덤?...테스코ㆍ까르푸 이어 월마트도 백기

입력 2020-11-1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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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쿠텐과 사모펀드에 총 85% 지분 양도...1.8조 원 규모
테스코, 까르푸 등 글로벌 유통 기업 잇따른 실패
미국, 중국, 인도 등에 초점 맞출 계획

▲일본 도쿄 본사에 월마트와 세이유 간판이 나란히 붙어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도쿄 본사에 월마트와 세이유 간판이 나란히 붙어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일본에 진출했다가 실패하고 돌아가는 글로벌 유통기업이 늘고 있다. 미국의 ‘유통 공룡’ 월마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월마트는 보유하고 있던 일본 유통체인 세이유의 지분 60%와 25%를 각각 미국 사모펀드 KRR와 일본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매각액은 총 1725억 엔(약 1조8264억 원)으로, 작업이 완료되면 월마트는 지분 15%만을 보유하게 된다. 월마트는 현재 300개의 세이유 매장과 3만5000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월마트는 2002년 세이유 지분을 인수하면서 일본에 진출, 해외 유통업체로는 처음으로 일본 유통시장을 장악한 기업이 됐다. 이후 일본에서 7년간 적자를 낸 후 2008년 세이유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변화를 꾀했지만 미국식 전략은 일본 시장에서 통하지 않았다. 일본은 미국과 달리 1차 벤더와 2차 벤더를 따로 두는 등 수입에서 소매상으로까지 넘어가는 구조가 복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2년 전부터 월마트의 일본 철수설이 나돌았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월마트가 매각 대상자를 찾는 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이번 매각은 식료품 배달 시장에 참전한 라쿠텐이 2018년 월마트와 전자상거래 협력 제휴를 맺은 데 따른 것으로, 일본을 미국 다음으로 중요하게 여기던 KRR의 결정이 맞물리면서 통 큰 매각이 성사됐다.

FT는 “일본의 혼잡스러운 소매 유통사업은 경쟁이 심하기로 악명 높다”며 “몇몇 다른 외국 업체들은 발도 못 붙이고 떨어져 나갔다”고 설명했다.

테스코와 까르푸가 대표적이다. 프랑스 대형 유통업체 까르푸는 2005년 일본 내 8개 매장을 접고 4년 만에 일본 시장에서 철수했고, 월마트와 함께 세계 최대 유통업체로 불렸던 영국의 테스코는 2011년 일본 내 점포 129곳을 모두 접었다.

월마트는 이번 일본 시장 철수에 앞서 지난달엔 영국 식료품 업체인 아스다 지분 대부분을 68억 달러(약 7조5000억 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아르헨티나 소매 사업도 처분한다고 발표했다. 대신 수익의 약 4분의 3을 차지하는 미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와 같은 고성장 시장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월마트는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식품과 가전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3분기(8~10월)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주요 애널리스트들은 월마트의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디스 맥케나 월마트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지난 18년간 이 사업의 자랑스러운 투자자로서 존재해왔다”며 “이제 새로운 지배구조 속에 회사의 미래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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