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흔의 共有하기] 아시아나항공과 한진해운의 엇갈린 운명

입력 2020-11-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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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을 보면 한진해운이 떠오른다. 비단 기자만 그렇진 않을 것이다. 더 정확히 비유하자면 한진해운은 대한항공과 비교가 적절하다. 대표적인 국적선사였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그랬던 한진해운을 결국 파산하게 내버려 뒀다. 부동산 정책으로 폭격을 맞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그나마 잘하는 정책이 해운 분야다.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해 HMM으로 이름을 바꾼 현대상선을 지원했고, 현대상선은 최근 운임 급등과 선박 부족으로 수출 대란이 일어난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달 11일 국적 정기 컨테이너선사 간담회에서 한진해운을 언급하며 “금융논리에 입각한 구조조정에 따른 결과로 한진해운이 사라짐으로써 우리 해운산업과 수출입 물류에 큰 손실을 줬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한진해운 파산에 대해 이렇게 강한 어조로 비판한 장관은 없었다. 문 장관이 해수부 장관으로 오기 전 항만ㆍ해운 분야 전문가로서 한진해운 파산을 가장 가슴 아프게 생각했기에 가능했던 발언이다.

문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비공식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외국선사들이 한진해운 파산 이후 현대상선도 없어지길 바랐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현대상선마저 없어지면 한국 수출입물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해운시장을 외국선사들이 고스란히 차지했을 터다. 한진해운의 파산 이전 위상은 대단했다.

문 장관의 설명에 따르면 2017년 2월 한진해운이 파산함에 따라 국적 원양 컨테이너선사의 선복량은 105만TEU에서 46만TEU로 절반 아래로 감소했고 아시아·미주 시장 점유율도 11%에서 3%대까지 하락했다.

문재인 정부는 한국 해운산업은 다시는 살아날 수 없다는 일부 전문가들과 금융계 등의 반대에도 2018년 4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2018년 7월에는 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해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발주와 같은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

그 결과 원양 컨테이너선사 선복량은 현재 77만TEU까지 회복했으며 2022년에는 한진해운 파산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110만TEU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HMM은 선박이 부족한 미주노선에 4차례 긴급 투입했고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도 매월 1척 이상의 선박을 추가 투입해 수출 중소기업에 선적 공간을 제공하기로 했다.

수치로 보면 올해 9월 한국발 미주향 물동량은 7만6052TEU였고 애초 HMM 선적량은 1만2778TEU에 불과했지만 1척을 추가 투입해 총 1만6938TEU를 처리했다. 10월에는 2척을 투입해 2만4975TEU까지 늘렸다. SM상선도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미주항로에 3000TEU급 임시선박 1척을 투입한다.

그래도 모자라는 부분은 더 비싼 운임을 내고 외국선사를 이용하거나 수출을 못 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한진해운 파산이 새삼 아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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