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기부 ‘라이브 커머스’ 둘러싼 이유 있는 우려

입력 2020-08-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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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비대면 유통 채널로 주목받는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든 지 3개월이 지났다. 성패를 논하기는 이른 시기다. 그런데도 기대감보다는 우려가 더 크다. 이유가 뭘까.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6월 초 산하기관인 중소기업유통센터를 통해 라이브 커머스를 정식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소상공인 전용 온라인 채널 ‘가치삽시다’ 플랫폼을 내세워 소상공인, 중소기업의 판로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시범 방송 뒤 7월 말부터 정규 편성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7월 말로 예정된 정규 편성은 8월 중순 이후로 연기됐다. 그런데 최근 중소기업유통센터 관계자는 “네이버, 티몬 등 기업들과의 협의 문제로 9월 중순으로 또 밀리게 됐다”고 귀띔했다.

정규 방송만 하면 흥행에는 무리가 없을까. 이 역시 의문인 이유는 라이브 커머스의 핵심인 모바일 앱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현재 ‘가치삽시다’는 웹페이지가 있지만, 모바일 앱은 없다. 라이브 커머스가 모바일 쇼핑족을 잡기 위한 유통 채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앱 없는 라이브 커머스’는 다소 안일해 보인다. 정진수 중소기업유통센터 대표는 6월 라이브 커머스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앱은 연말까지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앱 구축은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가치삽시다 라이브 커머스에 투입되는 예산은 3차 추경안 95억 원이다.

제작 인력 모집도 순탄치 않은 모양새다. 중기부는 비대면ㆍ디지털 청년 일자리의 한 축으로 소상공인방송정보원을 통해 라이브 커머스 제작 인력을 모집했다. 결과적으로 서류 접수 지원자는 19명에 그쳐 25명 채용 정원에 미달했다. 소상공인방송정보원은 2차 추가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중기유통센터는 가치삽시다 라이브 커머스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네이버, 티몬 등 기존 업체와 병행송출을 꼽았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줄곧 외쳐온 ‘상생협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관 주도 사업의 한계를 대기업의 선의에 기대 상쇄하겠다는 뜻이다.

이 모든 불길한 징조와 시행착오는 단순한 기우일 수 있다. 그러나 ‘행복한 백화점’ 같은 선례는 관 주도의 사업이 세금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뒷받침한다. 행복한 백화점은 중기유통센터가 서울 목동에 중소기업 판로 확대를 위해 만든 오프라인 매장이다. 매출 하락 문제로 매년 국감 때면 국회의원들이 단골로 소환해 질타를 받곤 했다. 내년 국감 때는 행복한 백화점의 자리를 라이브 커머스가 대체하지 않을까. 지나친 설레발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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