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재팬' 불매운동 1년…일본 맥주의 몰락

입력 2020-07-27 15:13 수정 2020-07-2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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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ㆍ대형마트 매출 급감… 업계 "발주도, 판매도 사실상 거의 중단"

▲일본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지난해 7월 한 대형마트 매장에 '일본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일본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지난해 7월 한 대형마트 매장에 '일본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사진출처=뉴시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1년을 넘기면서 국내 시장에서 일본 맥주가 몰락 위기에 몰렸다. 지난해 7월부터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불매 운동으로 인해 수요가 줄면서 편의점 등 일선 소매업체의 발주도 끊기고 있는데, 일각에선 국내 시장에서 자연 퇴출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혼술ㆍ홈술족이 증가하면서 편의성과 접근성을 바탕으로 주류 판매의 주요 시장으로 자리잡은 편의점에서는 일본 맥주가 설 자리를 거의 잃어가고 있다.

여기에다 국내 주류 세제가 종전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개편돼 국산 수제맥주 가격이 인하된 점도 일본 맥주로서는 악재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국산 수제 맥주는 '3캔 1만 원', 심지어 '4캔 1만원' 행사에 가세하면서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7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이달 들어 22일까지 일본 맥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6.8% 감소했다. 작년에 일본 맥주가 100병 팔렸다면 올해는 3병 팔린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국산 맥주 매출은 43.3%, 일본 맥주를 제외한 수입 맥주 매출은 10.8% 증가했다. CU 관계자는 "일본 맥주가 사실상 거의 팔리지 않다 보니 점주 주문도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 26일까지 GS25의 일본 맥주 매출(500㎖ 캔 기준) 역시 전년 대비 96.9% 줄었다. 아사히와 삿포로, 기린 등이 이끌던 수입 맥주 판매는 하이네켄(네덜란드), 칭따오(중국), 1664블랑(프랑스) 등이 주도하고 있다.

대형마트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롯데마트의 이달 25일까지 맥주 매출은 전년과 거의 같은 수준(0.1% 증가)을 기록했다. 롯데마트는 맥주 상품군을 세계 맥주와 국내 맥주 2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하는데, 세계 맥주 매출에서 일본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이달 전년 대비 세계 맥주 매출은 16.8% 줄어든 대신 국내 맥주 매출은 14.6% 늘었다. 세계 맥주의 부진을 국내 맥주가 상쇄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처럼 일본 맥주가 휘청이는 가운데 국산 수제 맥주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CU의 이달(1~22일) 국산 수제 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배 증가하며 전체 맥주 매출 증가세(12.4% 증가)를 이끌었다. 최근 CU는 곰표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수제 맥주인 '곰표 밀맥주'를 선보였으며 생활맥주레드라거, 서울숲수제라거, 노을수제에일 등과 함께 수제 맥주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국산 수제 맥주의 인기로 CU의 올해 국산 맥주(50.3%) 매출 비중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수입 맥주(49.7%)를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GS25도 국내 수제 맥주 업체 카브루와 협업한 제품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GS25가 매달 진행하는 국산 수제 맥주 '3캔 9900원' 행사에 힘입어 GS25의 이달 국산 수제 맥주 매출은 전년 대비 277.9% 늘었다. 수제맥주 판매 상위 5종에는 경복궁캔ㆍ제주백록담에일캔ㆍ성산일출봉에일켄ㆍ광화문캔ㆍ남산에일캔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매출 부진이 길어지며 일본 맥주가 한국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퇴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일본 맥주가 '4캔 1만 원' 행사에서 제외돼 매출이 떨어진 건지, 일본 불매운동 영향이 이어지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사실상 발주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으로 미뤄볼때 예상보다 불매운동이 길어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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