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책' 줄줄이 헌재로…대출 규제ㆍ공시가격 상향 등 헌법소원 채비

입력 2020-07-2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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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0-07-20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헌재 결정 따라 부동산 정책 요동칠듯…"정치적 상황 따라 결정 내려질 수도"

변호사 A씨는 지난 18일 네이버에 '부동산 대책 위헌 단체소송 카페'를 개설했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 방안(6ㆍ17 대책)'이나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7ㆍ10 대책)' 등 부동산 대책으로 타격을 입은 주택 소유자를 모아 헌재에 헌법 소원을 청구하기 위해서다. 카페 개설 이틀 만에 800명 가까운 사람이 가입했고 운영진 33명이 꾸려졌다. 이들은 현재 법정 다툼을 대행할 전력을 꾸리기 위해 대형 로펌과 접촉 중이다.

◇'소급적용' 대출 규제ㆍ임대차 3법, '증세 논란' 공시가 상향… 헌재 심판대 가나

정부가 최근 내놓은 부동산 정책이 입법화하자마자 헌법재판소로 갈 처지다. 헌재가 부동산 정책 키를 쥐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 대책 위헌 단체소송 카페 회원들이 가장 벼르는 쟁점은 6ㆍ17 대책에서 나온 대출 규제다. 6ㆍ17 대책으로 부동산 규제지역이 수도권 대부분 지역과 대전, 충북 청주시 등으로 확대되면서 하루아침에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이들이 나왔다. 은행에서 중도금ㆍ잔금대출을 받아 아파트 분양금을 마련하려던 사람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소급 적용이라는 원성이 커지자 금융당국은 무주택자나 기존 주택을 처분하겠다고 약속한 1주택자에겐 규제를 유예했으나 나머지엔 규제를 유지하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선 행정력을 동원한 일방적 대출 규제가 기본권 침해라고 판단한다. 시가 15억 원 이상 주택에 주택담보대출을 내주는 것을 금지한 지난해 정부 규제는 일찌감치 헌재 심리에 들어갔다.

부동산 증세도 헌재 심판대에 오를 처지다. 고가 주택 보유자들은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주택 시세와 공시가격 사이 비율) 상향 정책이 세율을 법률로 정하도록 한 헌법상 조세 법률주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공시가격을 급격히 올리면서 실질적인 증세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이들이 내세우는 논지다.

김향희 법무법인 센트로 대표 변호사는 "주택 시세에 맞춰 공시가격을 조정하는 건 행정적 조치로 볼 수 있지만 그것을 급격히 올린다면 조세 법률주의에 어긋난다고 볼 부분이 있다"며 "헌재에서도 정도(程度) 쟁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ㆍ여당 규제 입법 '강드라이브'…주택 보유자, 카페 열고 위헌 소송 준비

여권에서 입법을 추진 중인 임대차 3법(임대차 신고제ㆍ계약갱신청구권제ㆍ전월세 상한제)도 헌재로 향할 공산이 크다. 기존에 체결된 계약에도 소급해 계약 갱신 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를 적용하겠다는 게 여권 구상이기 때문이다. 임대인들은 부당한 소급 입법이라며 반발하지만 여권은 "구법 질서에 기대했던 당사자의 신뢰 보호보다 광범위한 입법권자의 입법형성권이 우선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헌재 판례를 내세운다.

이 같은 법정 공방은 7월 국회가 끝나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기본권 침해에 관한 헌법 소원을 제기하려면 그 사실을 인지한 지 30일 안에 소원을 청구해야 하는 게 원칙이기 때문이다. 정부ㆍ여당은 7월 국회에서 부동산 관련 규제 입법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변호사 A씨는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입법이 끝나면 바로 헌법 소원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법령 효력 정지 가처분을 받아 규제 입법을 무력화한 후 본격적인 법정 공방에 나선다는 전략까지 거론한다.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헌법 소원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다면 헌재가 사실상 정책 결정권을 갖게 된다. 그동안에도 헌재 결정은 부동산 정책을 좌우했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합헌이라고 판단한 지난해 헌재 결정은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본격화할 수 있도록 버팀목 역할을 했다. 반면 2008년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세대별 합산 규정에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사실상 종부세를 무력화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헌재는 부동산 정책같이 민감한 사안은 오래도록 미뤄두는 경향이 있다"며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상황에 따라 결과가 갈릴 가능성이 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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