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인공지능)발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의 성과급 규모가 커지면서 이른바 '반세권(반도체 산업단지 인접 지역)' 부동산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동탄 아파트값이 일반구 분리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고 '국평(국민평형) 20억원' 거래가 등장하는 등 반도체 산업벨트 인근 지역으로 자금이 몰리는 모습이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5일 기준 화성 동탄 아파트값은 2.22% 상승하며 전주(1.98%)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주간 상승률이 2%를 웃돈 것은 이례적인 수준이다. 최근 상승세에 힘입어 동탄 아파트값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9.57%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4.50%)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신고가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동탄역롯데캐슬 전용면적 84㎡는 20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국평 20억원 시대'를 열었다. 동탄역센트럴자이 전용 84㎡ 역시 직전 최고가보다 1억원 오른 12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기업들의 역대급 실적과 성과급 확대가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69.4% 증가한 371억6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서버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실적을 이어가면서 임직원 보상 규모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했으며 DS부문 일부 임직원은 최대 6억원 안팎의 보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초과이익분배금(PS) 상한을 폐지하고 향후 10년간 제도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억대 성과급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반도체 산업이 밀집한 경기 남부권에서는 백화점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소비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고 신세계백화점 사우스시티점과 현대백화점 판교점 매출도 각각 23%, 20% 늘어 전 점포 평균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자금력을 갖춘 2030세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주거 환경이 우수한 반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선제적 매수에 나서고 있다"며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지속될 경우 반도체 산업단지 인근 주거지의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업장 인근에서는 신규 분양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달 경기 평택시 고덕국제화계획지구 A31·34·35블록에서 '힐스테이트 고덕엘리스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총 2122가구 규모 대단지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인접해 직주근접 입지를 갖췄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가격 경쟁력도 기대된다.
GS건설은 다음 달 경기 오산시 양산동 일원에서 '오산 헤리티지 자이'를 공급할 예정이다. 총 1783가구 규모로 삼성전자 화성·기흥캠퍼스와 동탄테크노밸리, 가장산업단지 등이 가까워 직주근접 여건이 우수하다.
일신건영은 경기 이천시 갈산동 일원에서 '이천 휴먼빌 클래스원'을 선보인다. 총 536가구 규모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까지 차량으로 약 15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GS건설이 공급 중인 충남 천안시 백석동 '백석시그니처자이'도 삼성SDI,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와 천안 제2·3·4일반산업단지 등이 인접해 있어 반세권 단지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