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지도 바꾼 M&A] ③SK, 공격적 M&A로 기업의 진화 이끌다

입력 2020-06-24 17:03 수정 2020-06-2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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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SK가 짜놓은 안전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잘 버텨보자’는 식의 태도를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씨줄과 날줄로 안전망을 짜야 할 시간이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요 계열사 CEO들과의 경영현안 점검회의에서 한 말이다. 그는 그간 공격적인 M&A를 통해 강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해 오늘날의 SK그룹을 만들었다. SK그룹은 1953년 선경직물로 출발할 때만 해도 섬유 전문 업체에 불과했지만 과감한 M&A로 국내 재계 3위(지난해 자산총액 기준)그룹으로 성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위기상황 속에서 최 회장이 생존을 위한 역량을 강조한 만큼, 다시 위기를 뛰어넘을 M&A(인수합병) 추진 가능성이 예상된다.

◇M&A가 곧 SK의 역사= 선경직물로 출범한 SK그룹은 1980년 대한석유공사(유공)의 주식 50%를 672억 원에 인수하며 큰 도약을 하게 된다. 이는 오늘날의 그룹의 주력인 정유와 석유화학 사업을 영위하는 SK이노베이션이 됐다. 또 에너지 사업 외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통신서비스를 선택하며 1994년 한국이동통신, 2000년에는 신세기통신을 인수하며 현재의 SK텔레콤을 탄생시켰다.

특히 SK하이닉스 인수는 SK그룹의 M&A 백미로 꼽힌다. SK그룹이 2011년 당시 하이닉스를 3조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할 당시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2012년 1590억 원 순손실을 보던 회사에서 2018년 15조 원, 지난해 2조 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이자 그룹의 캐시카우로 성장시켰다.

또 2016년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사인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 2017년에는 웨이퍼 제조사 LG실트론(현 SK실트론)까지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 수직계열화를 이뤄냈으며, 도시바 메모리 부문 인수 참여에도 성공하며 낸드플래시 사업도 보완했다.

2018년에는 미국 바이오·제약 업체인 엠팩의 지분 100%를 사들였다. 한국기업이 미국 원료의약품 수탁생산·개발기업(CDMO)을 인수한 것은 최초다. 지난해에도 SK실트론이 듀폰사 실리콘카바이드 사업부를, SKC가 동박 제조업체인 KCFT(현 SK 넥실리스)를,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를 인수했다.

SK그룹이 인수만 한 것은 아니다. SK해운·SK증권·SK엔카·SK네트웍스 주유소사업·SKC코오롱PI등 비주력 계열사와 사업들은 매각했다. 매각을 통해 미래성장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현금 확보에도 적극 나서며, 성장성이 예상되는 신규 사업에 투자할 실탄을 마련했다.

◇공격적 M&A… 그 중심엔 수펙스(SUPEX)=SK그룹의 공격적 M&A는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역할이 컸다. 수펙스(SUPEX)는 ‘SUPER Excellent’의 약자로 최고를 추구한다는 SK그룹의 경영철학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산하에 전략위원회를 비롯해 △글로벌성장위원회 △에너지·화학위원회 △소셜밸류위원회 △ICT위원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인재육성위원회 등을 두고 있다. 16개의 계열사들이 소속된 수펙스를 통해 그룹내 M&A가 진행되고 결정된다.

수펙스는 조대식 의장이 전략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고 에너지·화학위원회 위원장은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 ICT위원장은 박성욱 부회장, 글로벌 성장위원장은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커뮤니케이션 위원장은 장동현 SK 대표가 맡고 있다. 이들 위원장들은 인수합병(M&A)이나 지배구조 개편 등의 분야에서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인력들이 많다.

특히 조대식 의장은 SKC&C의 합병을 주도했고, 현재 SK그룹의 지배구조는 물론 지주사 SK가 투자회사로서 자리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 SK바이오팜의 대표이사를 지내면서 바이오 사업을 안착시켰고, OCI로부터 SK머티리얼즈를 인수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박정호 위원장도 SK텔레톰(한국이동통신), SK하이닉스, ADT캡스 등 굵직한 M&A를 성공시킨 인물이다.

◇시장이 인정하는 SK… 미래의 M&A는?= M&A와 투자를 통한 SK의 사업 확장은 최근에도 계속되고 있다. SK그룹의 지주사인 SK의 1분기 현금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7조9810억 원)보다 44.9% 증가한 11조5658억 원을 기록했다. 실제 각 계열사들은 회사채 발행 뿐만 아니라 지분매각, 기업공개(IPO) 등의 방법으로 현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경영 위기속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위한 실탄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2월 1조600억 원, SK에너지는 4월 회사채 5500억 원, SK루브리컨츠는 5월 회사채 3000억 원을 발행해 현금을 확보했다. SK E&S는 4월 보유하고 있던 중국 민영 가스기업차이나가스홀딩스 지분(10.25%)을 처분해 1조8000억 원을 확보했다. SKC도 SKC코오롱PI 지분 매각에 이어, SK바이오랜드 지분 매각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SK바이오팜·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기업공개(IPO)도 준비 중이다. 올해 IPO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팜은 7월 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M&A 업계의 가장 큰 손이 된 SK그룹은 이미 올해도 다수의 딜 인수 대상에 끊임없이 이름을 올렸다. IB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코로나19의 위기극복을 위해 또 다시 뛰어난 M&A 실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은 발빠른 투자 결정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아왔다”며 “이번 코로나19는 위기이면서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SK그룹의 투자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도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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