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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21대 정무위, ‘방향 추’를 맞춰라

입력 2020-05-27 05:00 수정 2020-05-27 07:23

안철우 금융부장

최근 금융권 대관 담당자들의 전략 수정이 분주하다. 초점은 여당이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177석’에 맞춰져 있다. 여의도를 중심으로 당내 강경파와 경제통들이 대거 국회 정무위원회에 입성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저마다 정보 수집에 집중하고 있다. 여당은 이론적으로 단독으로 금융 관련법 제·개정권을 본회의 통과까지 이끌 수 있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20대 정무위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야당의 견제가 강했다. 위원장을 포함해 총 24명 중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각각 8명씩, 이 외 소수정당 의원들이 7명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정무위 법안 처리율이 8년(19대·20대 국회) 연속 한 자릿수에 그친 것이 이를 방증한다.

20대 정무위 소속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총 1517건이다. 그러나 막상 소관위에서 다뤄진 법안 수는 100건을 넘지 않았다. 정무위에서 실제로 처리된 법안은 99건으로 전체 발의된 법안의 약 6%에 불과했다. 1500건이 넘는 신규 법안 발의가 무색할 정도다. 정무위가 ‘전무위(全無委)’라는 조롱 섞인 별칭이 나오는 대목이다.

하지만 21대 정무위는 여당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여당이 차지한 의석 수를 고려하면 정무위 역시 과반 이상이 여당 의원들로 채워질 전망이다. 총선 결과 의석수가 대략 2(여당):1(야당)인 점을 고려하면 21대 첫 정무위 구성에선 대략 12~13석을 민주당이, 7~8석을 미래통합당이 정무위를 담당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주목할 점은 이론상으로는 상임위원회에 발의된 법안심사 때 다수결만 되면 상임위의 통과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관련 법안 처리가 빨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개혁과 혁신이라는 골자로 법안을 마련했지만, 정무위를 통과하는 데만 수년이 걸렸다. 이후 자유시장 경제를 위협한다는 명분을 내세운 법사위 앞에서 무릎을 꿇었던 사례가 빈번했던 것을 고려하면 기대감을 불러온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21대 정무위 상임위 명단에 오를 의원들의 성향이다. ‘재벌 저격수·저승사자’라는 수식어가 붙는 의원들의 명단이 오르면서 상상 이상의 ‘기업 옥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더욱이 라임 사태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당시 소비자 보호 목소리를 높였던 민주당 인사들이 이번에 대거 국회에 재진입한 점도 주목된다.

금융소비자 정책이 그만큼 강화될 수 있어서다. 금융시장이 ‘기울어진 운동장’의 속성이 있다는 점에서 자칫, 반(反)시장적 소비자의 행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과잉 소비자 보호로 투자자 책임 원칙이 변질될 경우 금융시장의 혼란이 불가피하다.

금융회사 처지에선 경영에 부담이 될 이슈다. 20대 정무위에서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의 내부통제 책임을 강화하고 적격성 심사 강화를 골자로 하는 법안을 마련했지만, 계류 중이다.

금융감독원이 DLF 사태의 책임을 물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중징계 통보를 내렸지만, 손 회장이 ‘법적 근거가 없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도 법률적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21대 정무위에선 정부의 경제정책과 맥을 같이하는 금융 관련 법안 역시 빠르게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을 개연성이 크다.

지난 20대 정무위는 공전을 거듭했다. 국민 실생활과 맞닿아 있는 금융업을 감사하고, 금융 사안을 입법화하는 등 중추적 임무를 수행해야 하지만 정치권의 정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여야 간 법안 자체에 대한 이견은 적음에도 불구하고 법안과는 무관한 다른 정치적 갈등에 휘말렸다.

이에 21대 정무위에서는 정쟁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 신사업의 창출이 금융시장과 소비자 약자, 제도 간의 조화로운 균형점을 찾는 ‘방향 추’의 역할을 기대한다. 국회의 민낯이란 오명을 뒤로하고 핵심 신산업의 활로를 터주는 21대 정무위의 출발을 환영한다. a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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