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명품업계, 코로나 쇼크에 공급망 차질까지 ‘이중고’

입력 2020-05-2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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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업체 지탱 소규모 공급망, 정상 수준 회복 못해…고객 주문 80% 감소한 곳도

▲이탈리아 밀라노의 루이뷔통 매장 앞에서 18일(현지시간) 고객들이 입장하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업체는 영업을 재개하면서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 착용과 매장 내 거리두기 등 각종 조치를 취했다. 밀라노/AP뉴시스
▲이탈리아 밀라노의 루이뷔통 매장 앞에서 18일(현지시간) 고객들이 입장하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업체는 영업을 재개하면서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 착용과 매장 내 거리두기 등 각종 조치를 취했다. 밀라노/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매출 직격탄을 맞은 이탈리아 명품업계가 공급망 차질까지 겹치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가 거의 3개월 만에 완화하면서 조르지오아르마니, 발렌티노, 프라다 등 이탈리아 대표 명품업체들이 다시 문을 열었다. 그러나 그동안 이들 명품업체와 협업해온 소규모 공방들이 아직도 인력난 등에 시달리면서 명품산업 전체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1650억 유로(약 223조 원) 규모에 달하는 이탈리아 명품 패션산업은 디자이너와 크고 작은 제조업체, 중간 유통상과 소매업체 등 복잡한 네트워크로 구성돼 있다. 그 근간에는 대를 이어 세계 최고의 명품을 만들어내는 소규모 공방들이 있다.

이런 소규모 공방들이 밀집한 곳이 바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진원지였던 밀라노였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밀라노의 아파트 단지에 있던 작은 가내수공업 공장 등에서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 명품 대기업에 납품할 원단 등을 제작하던 장인들은 순식간에 일감이 끊겼고, 결국 생활고에 공방을 떠난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런 중소업체 중 한 곳이 바로 1950년대 문을 연 피노그라소리카미다. 이 업체는 직원이 10여 명에 불과하지만 고급 명품 원단을 제작해 유명 업체에 공급해왔다. 여기서 설립자인 아버지를 도와 회사를 이끄는 라파엘라 그라소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2월 말에 명품 매장이 하나둘씩 문을 닫더니 갑자기 모든 것이 멈췄다”며 “최근 봉쇄 조치가 완화하면서 수십 년 경험의 장인들이 복귀했다. 그러나 사업은 전혀 정상화되지 않았다. 고객 주문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80%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진행하는 대형 패션쇼는 연기되거나 아예 취소됐다. 그 여파로 피노그라소처럼 명품 장인들이 모여 있는 이탈리아 소규모 작업장의 운명은 불투명해졌다.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의 클라우디아 디아르피지오 파트너는 “이탈리아 패션 제조업 부문은 올해 매출이 4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이탈리아 패션산업은 명품 장인에서부터 수출공장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생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형 브랜드는 유동성도 있고 소비자 인지도도 높아서 힘든 시기를 견딜 수 있다”며 “그러나 이탈리아 전역에 흩어져 있는 소규모 공급망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고 경종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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