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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현대車 미래차 동맹, 이런 게 혁신모델이다

입력 2020-05-14 17:34

삼성과 현대자동차가 차세대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에서 함께 손잡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만나 구체적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재계 1·2위 그룹을 이끄는 총수 두 사람이 사업협력을 위해 회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주력 분야가 다른 두 그룹의 교류는 없었고, 오히려 오랜 기간 불편한 관계였던 만큼 상징성이 크다.

이날 삼성SDI 공장을 직접 찾은 정 수석부회장은 이 부회장과 미래 전기차용 전고체(全固體) 배터리 기술개발 현황과 방향성을 공유하고 협력키로 하는 데 뜻을 모았다. 공동으로 추진하는 장기 프로젝트도 협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안전성과 에너지 효율에서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훨씬 능가하는 차세대의 획기적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아직 실용화에 시간이 걸릴 전망이지만, 최근 삼성종합기술원이 한 번 충전으로 800㎞ 이상 주행할 수 있고 1000회 충전이 가능한 혁신 기술의 개발성과를 발표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글로벌 메이커들의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2025년까지 10조 원을 투자한다는 야심 찬 계획도 내놓았다. 앞으로 내놓을 신차의 절반 이상을 전기차로 출시키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을 통해 미래의 3대 신성장산업으로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를 꼽고 적극적인 육성 의지를 밝혔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이다. 삼성도 자동차 배터리를 신수종(新樹種) 사업으로 삼고 있다. 이번 협력이 삼성과 현대차가 강점을 지닌 전자와 반도체, 자동차가 결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과 미래 시장 선점의 계기가 될 만하다. 당위성도 충분하다. 일본만 해도 자동차의 도요타와 전자의 파나소닉이 배터리 합작회사를 만들었다.

배터리 분야에 그치지 않고, 삼성과 현대차의 전략적인 제휴 범위는 넓다. 미래차의 핵심 개념은 자율주행과 전동화(電動化)다. 삼성은 그 기반인 차량용 반도체와 전장(電裝), 디스플레이, 센서,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의 세계 선두주자다. 두 회사가 힘을 합치면 기술과 공급망, 시장 등에서 미래차의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삼성과 현대차의 파트너십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이들이 서로 강점을 지닌 분야에서의 혁신 역량을 모으면 추락하는 한국 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뚫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두 그룹 총수의 협력 논의를 어느 때보다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정부 또한 이 같은 기업 간 제휴가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혹시 있을 걸림돌을 없애고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찾아야 한다. 삼성과 현대차의 동맹은 다른 기업들에도 협력 모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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