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뚝심’으로 일군 SK M&A역사, 보이지 않는 ‘기업의 힘’으로

입력 2020-05-07 14:36 수정 2020-05-0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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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 M&A 효과’ SK그룹, 미래가치 큰 무형자산 집중도 13.1%로 급증

(그래픽=이민지 기자 leem1029@)
(그래픽=이민지 기자 leem1029@)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서든데스(Sudden Death·급사)’ 할 수 있다. 모든 분야에서 ‘딥 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 ” ‘딥 체인지’의 경영철학을 내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기업의 힘’으로 불리는 무형자산이 급증한 것이다.

무형자산의 힘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7년간 이어진 특허 침해 전쟁이 잘 말해 준다. 애플은 네모난 휴대전화의 ‘둥근 모서리’ 등의 배상금으로 최대 10억 달러(약 1조원 대)까지 요구했었다.

재계와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들은 “제조업 중심에서 4차 산업으로 산업환경이 변모하면서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요소가 유형자산에서 무형자산으로 바뀌고 있다. 내세울 만한 무형자산이 없으면 ‘덩칫값도 못한다’고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서 “SK그룹의 무형자산 증가는 미래에 대한 대응력과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7일 대신증권 미래산업팀과 소재산업재팀에 따르면 SK그룹은 2015년 10.1%에 불과하던 무형자산 집중도가 2019년 말 기준으로 13.1%까지 상승했다. 무형자산과 영업권을 더한 금액은 2015년 9조7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17조3000억 원으로 늘어나 2015년 말 대비 무려 7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자산이 36.6% 증가하고, 유형자산이 9.9%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SK그룹이 2015년 ‘투자형 지주회사’ 체제 전환한 이후와 맞아 떨어진다.

대신증권은 “2015년 투자형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기점으로 다양한 산업의 유망기업들을 M&A하면서 무형자산 비중이 급증한 SK그룹의 성과가 인상적”이라며 “특히 2018~2019년 SK그룹의 무형자산이 많이 증가했는데, 이는 북미 G&P 사업 지분인수와 미국 CMO업체인 앰팩(AMPAC) 지분인수 등에 참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SK그룹 성장사에서 M&A는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경쟁력이다. 1953년 선경직물로 출발할 때만 해도 섬유 전문업체에 불과했지만 과감한 M&A로 국내 재계 3위(지난해 자산총액 기준) 그룹으로 성장했다.

SK하이닉스 인수는 SK그룹 M&A의 백미다. SK그룹이 2011년 당시 하이닉스를 3조4267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할 당시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인수 후 최 회장은 8000억 원(2011년)에 불과하던 연구개발(R&D) 투자를 2016년 2조1000억 원으로 늘리며 기술력을 확보했다. 특히 최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2015년 이후 M&A 전략은 더 속도를 냈다. 2016년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사인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 2017년에는 웨이퍼 제조사 LG실트론(현 SK실트론)까지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 수직계열화를 이뤄냈다. 도시바 메모리 부문 인수 참여에도 성공하며 낸드플래시 사업도 보완했다.

2018년에는 엠팩의 지분 100%를 사들였고, 지난해에는 SK실트론이 듀폰사 실리콘카바이드 사업부를, SKC가 동박 제조업체인 KCFT(현 SK 넥실리스)를 인수했다.

이 외에도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도 모두 M&A로 SK그룹에 편입된 역사가 있다.

최근 들어 최 회장은 ‘딥 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변화)’와 ‘서든 데스(Sudden Death·돌연사)’를 강조한다.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대기업도 한 방에 날아 갈 수 있다”는 의미이다.

SK그룹은 반도체, 통신 등 기존 주력사업과 함께 전기차용 배터리 같은 신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재계에서는 ‘위기일 때 투자해 시장이 성장할 때 이익을 실현한다’는 최태원 회장의 승부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그룹이 투자한 기업들의 성과에 대해 공감하고 향후 인수기업의 가치가 증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15년 인수한 기업 중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ESR 등은 주가나 실적 관점에서 인수 성과가 있었고 향후 IPO(기업공개)가 예상되는 SK바이오팜, SK팜데코(CMO사업 통합법인) 및 북미 지역의 G&P 투자 건도 투자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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