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용의 세금직설] 납세자의 날, 대통령이 행사 참석하여 감사 인사해야

입력 2020-03-01 17:18 수정 2020-03-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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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 교수, 한국납세자연합회장

3월 3일은 ‘납세자의 날’이다. 대통령은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 주로 장관이 참석한다. 다만, 언론보도를 검색해 보면, 1970년대 ‘조세의 날’ 박정희 대통령이 몇 번 참석한 기록은 있지만, 최근에는 대통령은 보이지 않는다. ‘조세의 날’은 1967년 시작됐다. 1973년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등재하여 기획재정부가 행사를 주관하고 있고 2000년부터 ‘납세자의 날’로 변경되었다. 당초 ‘국민의 납세정신을 계몽하고 세수 증대에 관련된 행사’를 목적으로 하였다. 2011년 12월 28일 ‘국민의 성실 납세에 감사(感謝)하고, 세금의 중요성을 알리는 행사’로 변경하여 시행되고 있다. 올해 3월 3일은 제54회 ‘납세자의 날’이다.

납세자는 모든 국민이 해당된다. 어린이도 식품, 학용품 등에서 세금을 부담한다. 국민은 헌법에 의거해 태어날 때부터 납세 의무가 있다. 헌법 제38조에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라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납세자는 국가의 주권자이다. 헌법 제1조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되어 있다. 세금은 국민이 만든다. 국회에서 세법을 만들어 정부가 세금을 부과·징수한다. 헌법 제59조에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라고 되어 있다.

정부는 과세권자로서 세금을 부과·징수하고, 예산편성권도 갖는다. 국회는 예산 및 결산에 대한 승인권이 있다. 정부는 각종 세금을 부과·징수함에 있어서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공평하고 조세 정의에 부합하게 집행하여야 한다. 납세자의 권익이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국민의 조세심판 청구 건수는 최근 늘어만 가고 있다. 2016년 6003건에서 2018년 9083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국민들이 세금의 부과·징수에 대해 불만이 매우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예산편성권이 있고, 국회에서 승인을 받아 예산 범위 내에서 각종 지출을 집행한다. 정부는 최근 예산을 큰 폭으로 늘려 편성했다. 2018년 432조 원, 2019년 475조 원, 2020년 512조 원으로 매우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납세자의 부담이 잠재 경제성장률보다 몇 배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라 살림엔 반드시 세금이 필요하다. 세금은 모든 국민이 부담하도록 되어 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하여 특정 소수에게 편중하여 운영되고 있다. 국세통계연보에 의하면 근로소득세의 경우 2018년에 근로자 1800만 명 중 41%가 면세자이다. 법인세도 총 신고 법인 74만 개 중에서 48%가 면세자였다. 과세소득을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했으나, 비과세 혹은 공제 등을 반영한 후에 실제로 내야 할 세금이 전혀 없는 개인이나 법인을 면세자라고 한다. 물론 대부분의 국민은 부가가치세와 같은 세금을 내기는 하지만, 근로소득세 혹은 법인세에서 면세자가 많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민 중 일부만이 납세자로서 세금을 크게 부담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2018년 근로소득세 신고 대상인 근로자 1800만 명 중 10%가 근로소득 결정세액 중 75%를 차지했다. 법인의 경우에도 74만 개 신고 법인 중 0.4%인 2958곳의 법인세 부담세액이 78%였다. 이는 국민 중 실제로 세금을 부담하는 납세자는 매우 극소수라는 것을 말해 준다. 특정 납세자에게 너무 과중하게 편중된 세금제도는 국가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저소득층에게 조세 전가를 시켜 궁극적으로 국가 발전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도한 세금은 인간의 자유를 위축시켜 창의성과 능력 발휘를 제한하며, 민간 주도의 자유경제를 어렵게 하여 궁극적으로는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세금의 세원은 넓게 하고, 세율은 낮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는 납세자의 세금으로 운영된다. 가정이든 국가든 월급을 벌어오거나 세금을 내는 사람에게는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과세권자의 대표는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납세자의 날’ 행사에 꼭 참석하여 납세자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하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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