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기간산업 고용, '한파' 넘어서 '동토'에 들어섰다

입력 2020-02-19 17:00 수정 2020-02-1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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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ㆍ탈원전ㆍ노재팬 연쇄타격으로 전 업종 휴직·퇴직·사퇴 등 쏟아져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대내외 악재들로 대기업들의 고용상황이 '한파(寒波)' 수준을 넘어 '동토(凍土)'에 들어섰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기간산업들이 줄줄이 인력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어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리지 않는 이상 당분간 양질의 일자리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19일 산업계에 따르면 우리 주요 기업들은 경영악화 탈피를 위해 희망퇴직, 무급휴직, 명예퇴직은 물론 임원 일괄사직서 제출 등 할 수 있는 인력감축 방안을 모조리 동원중이다.

지난해에 이미 '노 재팬'으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는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실상 초토화됐다.

전 직종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결정한 아시아나항공은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대표이사 등 전 임원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사장과 임원들은 각각 급여의 40%,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대형항공사보다 더 강력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제주항공은 기존 승무원 대상으로 진행했던 무급휴가제도를 전 직원 대상으로 확대했으며, 경영진들은 임금의 30% 이상을 반납했다.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서울도 희망 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15일에서 최대 3개월 무급휴직제도를 시행 중이며, 4개월간 경영진 임금 30%를 자진 반납하고 직원을 대상으로 주3~4일 근무 신청도 받는다.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조선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올 들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해상물동량이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용절감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256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7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한 대우조선해양은 4년만에 희망퇴직을 결정하고 지난달까지 신청을 받았다. 지난해 영업손실 6166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가 확대된 삼성중공업 역시 수시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3년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은 '명예퇴직' 카드를 꺼내들었다. 임원 감축, 유급순환휴직, 계열사 전출, 부서 전환 배치 등 강도 높은 고정비 절감 노력을 해왔지만 역부족이었다. 명예퇴직 대상자는 기술직 및 사무직을 포함한 만45세(75년생) 이상 직원들로 약 2600여명에 달한다. 업계는 약 1000명 가량이 회사를 떠날 수 있다고 본다.

태양광과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맹렬히 기세를 펼치고 있는 현지 업체들 탓에 ‘가격 경쟁력’을 잃고 사업을 접고 있다.

OCI는 중국 기업들의 증설로 태양광 기초 소재인 폴리실리콘이 가격 경쟁력을 잃자 군산공장을 접기로 했다. 군산공장에 근무하는 임직원의 ‘재배치’를 위해 현재 노조와 협상하는 중이지만, 인력 감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LCD사업 비중을 줄이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2018년 10월 LCD 생산직 인력을 대상으로 1차 희망퇴직 신청을 받으며 3000여 명 규모의 인력 감축을 시작해 지난해 하반기에는 조직과 임원을 기존보다 25% 줄이는 조치를 단행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업들은 신규 채용에 엄두를 못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상당수 기업들은 그나마 계획돼있던 채용 계획마저 최소하거나 무기한 연기하고 있다. 특히 국내 대기업 중 3분의 1 이상이 채용 계획을 변경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달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진행키로 했던 ‘소프트웨어(SW)역량테스트’를 연기했으며, SK는 예년보다 공채 일정을 2주일 늦춰 3월 중순에 진행하기로 했다.

GS는 계열사별 상반기 채용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할 예정이며, 포스코와 LG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변경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기간산업 외에도 전 업계로 인력감축 바람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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