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반중정서, 대만 총통 선거도 싹쓸이…차이잉원 ‘역대 최다 득표’로 재선 성공

입력 2020-01-1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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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2기서 반중·독립 노선 가속화 예상…시진핑 정치적 부담 커질듯

▲차이잉원(가운데) 현 대만 총통이 11일(현지시간) 치러진 총통 선거에서 재선을 확정짓고 나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타이베이/AP연합뉴스
▲차이잉원(가운데) 현 대만 총통이 11일(현지시간) 치러진 총통 선거에서 재선을 확정짓고 나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타이베이/AP연합뉴스
대만 독립성향의 현 차이잉원 총통이 역대 최다 득표로 재선에 성공했다. 고조된 반중 정서가 홍콩 구의원 선거에 이어, 이번 대만 총통 선거에서도 ‘표심’으로 나타난 것이다.

12일(현지시간) 대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집권 민주진보당 후보인 차이 총통은 전날 치러진 선거에서 817만231표를 확보, 57.13%의 지지율로 15대 중화민국 총통에 당선됐다. 이는 1996년 대만에서 총통 직선제가 시행된 이후 가장 많은 득표수다. 지지율도 56.12%였던 4년 전 당선 때보다 약 1%포인트 더 상승했다.

중국 국민당 후보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이 선거운동 막판에 타이베이(臺北)와 가오슝에서 초대형 유세 행사를 여는 등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판세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552만2119표(38.61%)를 얻었다. 차이 총통과의 표차는 약 264만 표 수준이다. 친민당의 쑹추위(宋楚瑜) 후보는 60만8590표(4.25%)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차이 총통의 재선 성공의 배경에는 대만 국민의 ‘반중 정서’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풀이했다. 지난해부터 거세진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수용 압박, 홍콩 시위 등으로 인해 고조된 반중 정서가 이번 선거에서 표출됐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의 경기 둔화로 인해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재검토하려는 움직임이 대만 기업에도 확산되면서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

집권 2기째를 맞이한 차이 총통은 대만의 반중·독립 노선을 가속화하는 한편, 미국과의 관계 강화에 나설 전망이라고 닛케이는 내다봤다. 전날 차이 총통이 당선을 확정 지은 직후 승리를 선언하면서 강조한 말도 일국양제를 내세우는 중국의 어떠한 위협에도 굴복하지 않겠다는 각오였다. 그는 “대만 주권과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을 때 대만인은 결의를 더 크게 외치리라는 것을 세계에 보여줬다”며 “국민이 선택한 정부는 절대로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안 관계와 관련해서는 “평화와 평등, 민주, 대화가 양안 관계를 회복하는 키포인트”라며 “이것이야말로 양안 국민의 거리를 좁히고, 상호 이해와 이익을 추구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대만을 대등하게 존중하고 평화적인 태도로 나선다면 충분히 양안 관계를 개선해 나갈 의지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전날 총통 선거와 함께 치러진 입법위원 선거에서도 여당인 민진당이 과반 의석을 달성하면서, 차이 총통의 차기 4년간 국정 운영을 위한 정치적 기반이 더욱 견실해졌다.

반면 작년 11월 시행된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둔데 이어, 이번 차이 총통의 재선 성공까지 겹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적잖은 정치적 부담을 짊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화되는 홍콩 시위 문제 해결 문제 이외에도 독립 성향이 강해지는 대만에 대한 대처 문제 등 어려운 과제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차이잉원 재선 성공으로 시 주석의 통치 구상인 ‘중국몽(中國夢)’ 또한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일국양제를 앞세워 홍콩, 마카오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고 중국의 마지막 역사적 위업인 대만 통일을 달성하겠다는 시 주석의 원대한 꿈이 멀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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