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지분·백기사' 늘리는 KCGI…한진 숨은 전략은

입력 2019-04-25 15:19 수정 2019-05-2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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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조원태 사장 '그룹 총수'로 내새워 경영 전면에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진빌딩(연합뉴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진빌딩(연합뉴스)

이달 들어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 2대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KCGI'의 지분 확보 속도가 무섭게 빨라지고 있다.

특히 KCGI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 직후, 백기사를 추가로 확보함은 물론 단기간에 지분율을 1.5%포인트나 높였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CGI는 산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 등을 통해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한진칼 지분율을 기존 13.47%에서 14.98%까지 늘렸다. 지난 8일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 나흘간 80만 주 가량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KCGI는 올 들어서만 무려 240만 주가 넘는 한진칼 주식을 사들였다. 이 기간동안 주식수는 40% 가까이 급증했으며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0.8%였던 지분율이 15% 가까이 증가했다.

백기사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특수관계자는 그레이스홀딩스를 포함해 제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 엠마홀딩스 3곳이었지만, 현재는 제2·3·4호 사모투자 합자회사, 디니즈홀딩스, 캐롤라인홀딩스 등이 추가돼 총 8곳으로 늘었으며 이들은 주식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지분 확대에 해대 KCGI 측은 "단순 추가취득"이라고 설명했지만, 경영권 확보를 위한 의도적인 지분 확대라는 분석에 보다 무게가 실린다.

앞서 KCGI는 지난해 11월부터 한진칼의 지분을 사들이며 한진그룹 경영권을 위협했지만, 지난달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주식 보유기간 6개월’을 충족시키지 못해 주총장 문턱조차 넘어보지 못하며 내년을 기약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KCGI는 앞으로도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서며 한진그룹에 대한 압박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한진그룹 역시 조 회장의 장례를 치른 직후임에도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그룹 회장으로 내세우며, 발빠르게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24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한진칼 사내이사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조 신임 회장은 2003년 8월 한진그룹과 인연을 맺은 지 16년 만에 그룹 총수에 오르게 됐다.

조 신임 회장은 우선 아버지의 보유 유가증권(한진칼)을 상속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 마련 방안을 강구 중이다. 그룹 내부적으로는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 자신감을 조심스레 내비치고 있으며, 지분 매각 보다는 한진이 보유한 동대구 터미널 등 부동산 매각 등 다른 방안을 마련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고 조양호 회장 보유 유가증권의 가치는 약 3454억 원으로 여기에 상속세율 50%를 적용하면 조 회장의 가족이 내야 하는 상속세는 무려 1727억 원 수준인 데다, 오직 현금으로만 가능하다

아울러 KCGI 등과 본격적인 지분 다툼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진그룹 역시 백기사를 확보해야 한다.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사위인 이태희 변호사가 설립한 법무법인 광장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대응 방안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대한항공과 협력관계인 델타항공, 또 다른 행동주의 펀드 등이 백기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고 조양호 회장의 동생인 조정호 메리츠 회장은 "백기사 할 생각 없다"라고 언급하며 가능성을 부인했으며,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백기사로 알려졌던 케이프투자증권이 한진칼 보유 지분을 대부분 매각한 상태다.

고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재선임을 반대했던 한진칼의 3대 주주 국민연금을 어떻게 설득하느냐도 관건이다. 내년 주총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경영권 승계에 국민연금이 힘을 실어줄지 주목된다.

물론, 국민연금은 최근 한진칼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각해 올초(6.64%) 대비 4.11%까지 떨어져 영향력은 낮아졌지만,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2.5%의 표가 부족해 고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이 부결된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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